KOTRA가 하반기부터 해외에서 열리는 상품전에서 판소리 공연을 시작한다. 국악 수출을 돕기 위해 사내 전담팀을 꾸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KOTRA 관계자는 6일 "지식서비스산업팀을 중심으로 판소리를 수출하기 위한 전사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오는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한국 상품전에 판소리 공연 접목을 시작으로 국악 알리기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OTRA 내에 부는 '국악 바람'은 판소리 애호가로 알려진 홍석우 사장(사진)의 영향이 크다. 지난달 말 사장에 취임한 그는 중소기업청장 시절에도 직원들을 설득해 5~6시간에 달하는 판소리 공연을 보러 갈 정도로 판소리 마니아다. KOTRA 관계자는 "아직 사장님 본인이 구체적인 방침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오는 9월 조직개편 때 국악 등의 수출을 돕는 전담팀이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오페라에 심취해 있던 홍 사장이 판소리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한 것은 2001년.우연한 기회에 성우향 명창의 '심청가'를 들으면서부터다. 지난해 3월 중기청장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수십권의 판소리 서적과 CD 등을 사서 두문불출하고 판소리 공부에 매달렸다는 후문이다. 그 덕에 판소리의 배경과 역사를 술술 꿴다. 이제는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한 판소리 강연에 다섯 차례나 섰을 정도로 전문가가 됐다.

홍 사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취임간담회에서 "판소리에 대해 어느정도는 알겠다 싶은 때에 KOTRA 사장으로 오게 된 것이 전 세계에 우리의 문화를 알리라는 운명으로 느껴진다"며 "K팝뿐만 아니라 판소리 같은 전통 국악을 제대로 알리면 문화적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