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굽이굽이 밤새 울려퍼진 "대~한민국" "예~스 평창"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7일 새벽 "평창!"을 외치는 순간 태백산맥 준령의 평창군 곳곳에선 만세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두 번의 실패 끝에 건진 값진 승전보여서 감동은 더 컸다. "죽기 전에 올림픽을 직접 볼 수 있겠다"며 눈물짓는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 · 폐회식이 열릴 평창군 대관령면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점프장에서는 이날 저녁 2000여명 이상의 강원도민이 모여 대규모 유치기원 응원행사를 펼쳤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 정 · 관계 인사들도 참석했다. 평창 축협은 2018그릇의 유치기원 국밥을 무료로 제공했다.

참가자들이 한목소리로 외친 '예~스 평창'의 함성이 대관령 계곡마다 울려퍼졌다. 발표 직전 잠시 숨을 죽였던 도민들은 유치가 확정되자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성을 터뜨렸다. 각종 축하공연 앙코르가 이어지는 가운데 참가자들은 새벽까지 자리를 뜨지 못했다.

정종환 평창부군수는 유치 확정 직후 감사인사에서 "평창이 내세운 '30억 아시아인의 동계스포츠 허브'라는 비전이 IOC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며 "동계스포츠 인프라에 레포츠,관광,휴양 등의 기능을 더욱 확장해 스포츠관광벨트의 중심지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평창 군민 모임인 '해피700 평창포럼'의 김철귀 위원장은 "꼭 될 줄 알았다. 지난 2월에 온 IOC 실사단도 올림픽 같은 국제행사를 치르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고 했다"며 "두 번이나 역전패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오늘의 기쁨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평창군청이 있는 평창읍의 전통시장에서는 이날 오후 5시부터 평창읍과 평창읍체육회 주최로 '2018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한마당 축제'가 열렸다. 2018㎝ 메밀전병 만들기,유치염원 노래자랑 등 다양한 기원 행사도 진행됐다. 참여한 주민들은 모두 한마음으로 '대~한민국''예~스평창'을 외쳤다.

읍 인구가 9000여명밖에 되지 않아 주최 측이 300명 정도 모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밤이 깊어질수록 주민들이 늘어났다.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확정된 밤 12시에는 500명 이상이 모여 환호했다. 주최 측은 "2002년 월드컵 때보다도 더 많이 모인 것 같다. 이렇게 많은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축제에 나온 김진식 씨(61)는 "1981년 독일 바덴바덴에서 88올림픽 개최지가 발표됐을 때 받았던 그 벅찬 감동을 또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며 기뻐했다. 재래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유건주 씨(55)는 "유치에 힘쓴 이명박 대통령과 이건희 삼성 회장 등 모두 고맙다. 앞으로 장사도 잘될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평창=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