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에서는 '다바왈라'라는 일꾼들이 점심 때마다 20만개가 넘는 따뜻한 도시락을 배달한다. 제시간에 배달하지 못하는 경우는 600만건 중 1건 정도라고 한다. 다바왈라 1명이 다치면 곧바로 대타를 불러 배달시간에 맞춘다. 첨단 기술이 아닌 개개인의 민첩성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다바왈라 중에는 문맹이 많아 도시락에 그려진 색깔을 보고 배달할 곳을 찾아가는 형편이지만 협업의 힘은 이 환경의 어려움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젊은 세대는 집단보다 개인을 앞세우는 성향이 강하다. 조직의 목표에 매몰되기보다 스스로의 가치관을 위해 대기업을 박차고 나오는 일도 흔하다. 기업은 이전과 다른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지시하고 통제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개인의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이끌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는 《하나 되는 힘,As One》에서 새로운 멘탈 모델을 제시한다.

'애즈원'은 딜로이트가 전 세계 147개국의 기업에 회계와 세무,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년간 연구 분석한 결과물이다. 8가지 모델을 통해 개인의 능력을 하나로 모아 조직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제시한다.
첫 번째 모델인 '임대주와 세입자'의 대표적 사례는 애플이다. 애플은 온라인 장터 '앱스토어'의 접근을 통제하고 그 안에서 규정을 지켜 성과를 거둔 참여자에게만 보상했다. '70 대 30'이라는 매력적인 수입 배분 구조는 전 세계 개발자들을 끌어 모았다. 하나의 회사가 35만개의 앱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애플은 수많은 사람들의 창의력을 하나로 연결해 막대한 이익을 거둔 것이다.

'의원과 시민' 모델로는 신소재 고어텍스로 유명한 고어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사례를 소개한다. 이 기업에는 직급이나 조직도가 없다. 직원들은 최소한으로 축소된 조직 안에서 유동성 높은 소규모 팀을 조직해서 일한다. 스스로 집단을 형성해 동기를 부여하고 변화를 주도한다.

책은 이 밖에 도요타,페덱스 등의 사례를 들며 비즈니스 현장에서 곧바로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