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현직 소방서장이 “‘화재와의 전쟁’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소방방재청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파문이 일고 있다.상하관계를 중시하는 소방관 사이에서 부하직원이 상관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는 이례적이다.

류충 충북 음성소방서장은 6일 소방방재청 홈페이지 자유토론방과 행정안전부 홈페이지 여론광장 등에 ‘서민중심의 119 생활민원 서비스를 경시하는 소방청장의 대국민 사기극을 비판한다’는 글을 올렸다.류 서장은 “최근 화재 감소 추세는 소방기술발전과 내화구조적 건축재료 사용의 영향이 큰데 ‘화재와의 전쟁’으로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감소한 것처럼 발표한 것은 통계조작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 서장은 “화재로 인한 사망자 감소는 교통사고 방화 산불 등에 의한 화재 사망자는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는 현 청장이 업적을 과대포장하려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또 “소방은 불만 잘 끄면 된다는 현 청장의 시각은 1970년대에 맞는 편견적 시각”이라며 “서민의 수요를 무시하고 생활민원 서비스를 줄이는 것은 국민을 섬기는 119의 전통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까지 쌓아온 소방발전의 탑이 몇몇 간부와 현 청장 때문에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며 소방방재청 지휘부를 직접 겨냥했다.

이와 관련,소방방재청은 홈페이지 자유토론방을 통해 “지난해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예년 평균보다 130명이 줄었다”며 “통계는 각 시·도 상호간 교차확인을 하고 있기 때문에 통계를 조작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이어 “한 지역의 안전을 책임지는 지휘관이 공식적인 방법으로 건의하지 않고 품위를 지키지 못한 점이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