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언론 재벌 머독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영국 타블로이드 일요신문 뉴스오브더월드(NoW)가 폐간된다.취재원들의 휴대폰을 해킹해 도청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기 때문이다.NoW의 소유주인 머독 가문은 이 사건으로 취재 윤리 시비에 휘말리며 위기를 맞게 됐다.

7일 NoW의 모회사 뉴스인터내셔널의 제임스 머독 회장은 NoW 신문을 오는 10일자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발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루퍼트 머독의 차남이자,그룹 후계자로 인정받고 있는 그는 성명을 통해 “고위 경영진과 협의한 결과 NoW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NoW는 창간 168년을 맞이했으며,270만여명의 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신문이다.하지만 최근 사설 탐정을 고용해 연예계 유명 인사뿐만 아니라 실종된 13세 소녀,테러 사망자 가족 등의 휴대폰까지 해킹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심지어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서 숨진 병사 가족들의 음성 메시지마저 해킹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경찰은 도청 대상이 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4000여명의 명단을 조사하고 있다.

이 중 정치인,연예인,왕실 관계자 등의 휴대폰을 해킹한 사실은 NoW도 인정했다.하지만 실종 소녀,테러 사망자 가족,전사자 가족의 휴대폰 해킹 의혹은 아직 진위가 밝혀지지 않았다.

머독 회장은 “이것마저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비인간적인 행위”라며 “우리 회사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로 NoW는 신문으로서 신뢰을 잃고 수십 곳의 기업이 광고 게재를 철회하는 후폭풍을 맞이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대변인도 NoW의 해킹에 연루된 사람 전원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대변인은 “캐머런 총리는 이런 일이 영국에서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 철저한 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