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은 초복이다. 초복부터 말복까지 한 달간 닭 판매량은 연간 판매량의 30% 정도를 차지할 정도라고 한다. 여름철 대표적 보양식인 삼계탕에 들어가는 닭고기 수요 때문이다.

삼계탕은 따뜻한 성질을 가진 닭을 바탕으로 인삼 등 보양(補陽) 효과가 있는 한약재를 첨가한다. 동의보감에 "여름엔 인체의 양기(陽氣)가 기표(肌表)와 피모(皮毛)로 들떠서 흩어지므로 복부 중의 양기가 허약해진다"고 적혀 있다. 한마디로 겉은 뜨겁고 속은 차갑기 때문에 덥다고 무조건 찬 음식만 찾다가는 몸도 냉해지고 배탈과 설사로 식욕이 떨어져 오히려 건강을 해치기 쉽다. 따라서 여름에는 삼계탕 장어요리 추어탕 같은 따뜻한 음식이 적합하고 적당한 운동과 휴식으로 체력을 유지해야 한다.

닭의 육질은 가늘고 연하며 지방질이 육질에 섞여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글루타민산이 많아서 맛이 담백하고 소화가 잘된다. 닭 날개 부위에 풍부한 뮤신은 성장을 촉진하고 성기능과 운동기능을 증진시키며 단백질의 흡수력을 높인다. 인삼은 원기를 보강하고 체내 효소를 활성화시켜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면역기능을 보강하면서 피로회복을 앞당긴다. 밤과 대추는 위를 보하면서 각 재료의 효능을 상승시켜 빈혈을 예방한다.

삼계탕은 꼭 여름철이 아니더라도 땀이 많이 나고 쉬 피로하면서 식욕이 떨어지거나 소화가 잘되지 않으며 몸이 쉽게 냉해지거나 의욕이 떨어지는 경우에 적합하다. 반대로 땀을 흘리면 몸이 상쾌한 체질,평소에 땀이 많거나 몸에 열이 너무 많은 경우,먹성이 좋고 좀 많이 먹었다 싶으면 체중이 증가하는 사람은 삼계탕을 먹어도 별로 효과가 없거나 몸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다. 인삼 등 열성 한약재에 부작용을 느끼는 경우에도 삼계탕을 보양식으로 먹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사상체질로 얘기하면 삼계탕 보신탕 흑염소고기는 소음인에게 가장 좋다. 만약 소음 · 태음인이 시원한 것만 찾으면 냉증에 걸리기 쉽다. 소양인은 기운이 서늘한 오리요리나 제철과일이 알맞다. 태양인에게 육류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며 과일로는 참외 오이 포도와 앵두,간을 보해주는 문어나 낙지 등 해산물을 수시로 먹는 게 좋다. 태음인은 비만하기 쉬워 육식보다는 채식을 중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달래 < 강동경희대병원 사상체질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