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투자자들이 오피스빌딩 시장을 떠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 웰스파고 론스타 등은 국내 오피스빌딩 시장에서 철수했다.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옛 대우빌딩)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손실이 우려되는 모건스탠리도 사실상 한국시장과 이별했다.

외국계 종합부동산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공급이 늘면서 많은 시세 차익을 얻기 힘들어지자 고위험 · 고수익을 추구하는 외국계 회사들이 문을 닫았다"며 "변동성이 높은 신흥시장으로 옮겨갔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계,호주계,독일계 등 상당수 부동산 투자회사들은 한국시장에 남아 있다. 그러나 빌딩 매입은 두드러지게 줄었다.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거래된 국내 20개 오피스빌딩 가운데 외국계가 매입한 곳은 명동2가 M플라자 한 곳뿐이다. 2007년 10건에 달했던 외국계의 매입 건수는 △2008년 2건 △2009년 3건 △2010년 4건 등으로 줄었다.

미국계 빌딩투자회사 관계자는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리스크 관리가 철저해지면서 목표 수익률도 높아졌다"며 "한국 오피스빌딩 가격은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덜 떨어져 목표 수익률이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투자회사들은 빌딩을 연이어 처분하고 있다. BOA메릴린치는 지난해 SK서린빌딩(서린동),센터원(수하동) 지분 등을 팔았다. 독일 데카는 유진투자증권빌딩(여의도동)을 매각했고,유니언인베스트는 하이투자증권빌딩(여의도동)을 넘겼다.

일부 국내 투자자들도 빌딩 시장을 떠나는 양상이다. 부동산자산관리회사 관계자는 "보험사 자산운용 담당자들 중에선 공급 물량에 부담을 느껴 당분간 오피스빌딩 편입을 중단하겠다는 이들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