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STX '하이닉스 인수' 격돌] '전광석화' 강덕수의 베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누가 通할까
UAE 사모펀드 "손잡자" 제안에 결심 굳혀
한달간 참여 준비…계열사 사장들도 몰라
UAE 사모펀드 "손잡자" 제안에 결심 굳혀
한달간 참여 준비…계열사 사장들도 몰라
STX그룹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힌 지난 7일 기자와 만난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표정은 밝고 자신에 차 있었다. 질문을 던지자 강 회장은 차창을 내리고 "조만간 모든 것을 설명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가 없었더라면 즉석에서 설명할 태세였다.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날인 8일,강 회장의 행보는 출전을 앞둔 '장수'를 떠올리게 했다. 점심도 도시락을 주문해 먹는 등 외부 출입을 자제한 채 집무실에서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했다.
이종철 ㈜STX 부회장,신철식 STX미래연구소 부회장,이호남 전략기획팀 상무 등 인수팀 주역들은 하루종일 분주했다. 수시로 강 회장 집무실을 오가며 LOI 제출을 위한 최종 조율을 했다. 이 상무가 향후 인수 · 합병(M&A) 일정 등 실무 작업을 보고하고,신 부회장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세세한 분석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희범 STX에너지 회장도 모종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쳇말로 강 회장은 왜 하이닉스에 꽂혔을까.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항상 변화를 추구하는 분"이라고 완곡하게 표현했다. 주력 사업인 조선 · 해양 부문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온 만큼 새 성장 동력을 모색하던 차에 기회가 찾아왔다는 얘기다. 그는 "조선 · 해운 비중이 그룹 전체 매출의 90%가량"이라며 "사업 다각화는 늘 고민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STX그룹은 산단에너지(현 STX에너지) 대동조선(STX조선해양) 범양상선(STX팬오션) 아커야즈(STX유럽)를 인수하며 출범 10년 만에 재계 서열 14위까지 오른 기업으로 시장에 나온 매물엔 늘 관심을 보여왔다. 대우건설 때도 그랬고,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대한조선도 인수하려 했다. 하이닉스 역시 전략기획팀에서 주시해온 M&A 대상이었다.
강 회장은 글로벌 우량 제조업체에만 투자하는 아랍에미리트(UAE) 사모펀드(PEF)가 하이닉스를 공동 인수하자고 제안해오면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일종의 안전장치가 마련됐다고 판단한 셈이다. 인수 전략에 관한 양측의 합의가 마무리된 것은 한 달 전쯤.자금 확보 계획이 정해지자 강 회장은 즉각 실행에 옮겼다. 그 기간은 매우 짧았다. 계열사 사장들조차 인수 계획 자체를 몰랐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그의 이 같은 행보를 그룹에 미칠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강 회장이 지금껏 내놓은 여러 수(手)들도 인수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수 주체는 그룹 지주회사격인 ㈜STX로 제한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M&A 전략은 매우 심플하다"며 "계열사를 포함해 우량 자산을 매각할 계획이지만 계열사들이 재무적으로 참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우리의 역량 범위 내에서,그리고 시장이 이해해 줄 수 있는 범위에서만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동휘/이유정 기자 donghuip@hankyung.com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날인 8일,강 회장의 행보는 출전을 앞둔 '장수'를 떠올리게 했다. 점심도 도시락을 주문해 먹는 등 외부 출입을 자제한 채 집무실에서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했다.
이종철 ㈜STX 부회장,신철식 STX미래연구소 부회장,이호남 전략기획팀 상무 등 인수팀 주역들은 하루종일 분주했다. 수시로 강 회장 집무실을 오가며 LOI 제출을 위한 최종 조율을 했다. 이 상무가 향후 인수 · 합병(M&A) 일정 등 실무 작업을 보고하고,신 부회장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세세한 분석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희범 STX에너지 회장도 모종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쳇말로 강 회장은 왜 하이닉스에 꽂혔을까.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항상 변화를 추구하는 분"이라고 완곡하게 표현했다. 주력 사업인 조선 · 해양 부문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온 만큼 새 성장 동력을 모색하던 차에 기회가 찾아왔다는 얘기다. 그는 "조선 · 해운 비중이 그룹 전체 매출의 90%가량"이라며 "사업 다각화는 늘 고민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STX그룹은 산단에너지(현 STX에너지) 대동조선(STX조선해양) 범양상선(STX팬오션) 아커야즈(STX유럽)를 인수하며 출범 10년 만에 재계 서열 14위까지 오른 기업으로 시장에 나온 매물엔 늘 관심을 보여왔다. 대우건설 때도 그랬고,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대한조선도 인수하려 했다. 하이닉스 역시 전략기획팀에서 주시해온 M&A 대상이었다.
강 회장은 글로벌 우량 제조업체에만 투자하는 아랍에미리트(UAE) 사모펀드(PEF)가 하이닉스를 공동 인수하자고 제안해오면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일종의 안전장치가 마련됐다고 판단한 셈이다. 인수 전략에 관한 양측의 합의가 마무리된 것은 한 달 전쯤.자금 확보 계획이 정해지자 강 회장은 즉각 실행에 옮겼다. 그 기간은 매우 짧았다. 계열사 사장들조차 인수 계획 자체를 몰랐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그의 이 같은 행보를 그룹에 미칠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강 회장이 지금껏 내놓은 여러 수(手)들도 인수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수 주체는 그룹 지주회사격인 ㈜STX로 제한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M&A 전략은 매우 심플하다"며 "계열사를 포함해 우량 자산을 매각할 계획이지만 계열사들이 재무적으로 참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우리의 역량 범위 내에서,그리고 시장이 이해해 줄 수 있는 범위에서만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동휘/이유정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