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본고장 빈에서 180년 동안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만든 피아노입니다. 오스트리아의 해발 1000m 이상 추운 지역에서 100년 이상 자란 가문비나무 중 나이테가 1㎜ 이하인 것을 골라 5년 이상 건조시킵니다. 최고급 목재를 골라 모든 공정을 손으로 하는 게 뵈젠도르퍼의 자부심이죠."

180년 전통의 오스트리아산 프리미엄 피아노 '뵈젠도르퍼'가 지난 7일 한국에 첫선을 보였다. 오스트리아 빈 본사에서 한국을 찾은 사이몬 오스 뵈젠도르퍼 영업이사(사진)는 "한국은 클래식 음악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 됐다. 한국 연주자들은 뛰어난 연주 실력과 깊이 있는 곡 해석으로 유명하고,유럽에 유학온 음악도 가운데 한국인 비중이 가장 높다"며 "오스트리아의 자존심과 같은 명품 피아노를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은 뵈젠도르퍼 수출국 중 세계에서 아홉 번째,아시아 시장에서는 일본 태국 싱가포르에 이어 네 번째 국가다.

'뵈젠도르퍼'는 1828년 가구 장인의 아들 이그나즈 뵈젠도르퍼(1794~1859)가 설립한 프리미엄 피아노 브랜드다. 연간 약 350대의 피아노를 제작하고 그 중 약 90%를 세계 각국에 수출한다. 20명의 디자이너와 수십 명의 피아노 장인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젊은 시절 격렬하고 열정적인 연주로 유명했던 프란츠 리스트의 연주를 버텨낸 것으로도 유명하고,1830년 오스트리아 황제로부터 '궁전,음악홀 전담 피아노 제조사'라는 칭호를 받기도 했다. 리스트가 평생 피아노를 치며 뵈젠도르퍼사에 남긴 40여통의 감사 편지는 지금도 빈 본사에 전시돼 있다. 뵈젠도르퍼 피아노 가격은 1억5000만~2억원으로 야마하 등 다른 명품 피아노에 비해 두 배가량 비싸다.

"모든 작업을 수작업으로 진행해 음색이 깊고 풍부하기로 정평이 나 있죠.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는 늘 붙어다니고,플라시도 도밍고 같은 성악가들도 가장 사랑하는 악기로 꼽아요. "

2008년 뵈젠도르퍼사를 인수한 야마하는 야마하코리아를 통해 이달부터 뵈젠도르퍼 214,225,프란츠 리스트 등 세 가지 모델을 판매한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