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강원도 평창으로 확정된 지난 7일 대표적인 '평창 수혜주'로 꼽히는 강원랜드는 2.06% 하락했다. 강원랜드는 8일 4.56%(1300원) 올라 반등에 성공했지만,스포츠 시스템통합(SI)에 강점이 있어 또 다른 평창 수혜주로 꼽히는 쌍용정보통신은 7.68%(230원) 내렸다. '평창올림픽 테마주'가 별 힘을 쓰지 못한 셈이다.

올 들어 무분별한 테마주 투자열기가 식고 있다. 2009년과 작년 '녹색 테마주'나 '3D(입체) 테마주'가 상당 기간 영향을 발휘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테마주 열기 식은 증시

에프씨비파미셀은 지난달 24일 자체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제가 세계 최초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에프씨비파미셀의 모회사인 에프씨비투웰브는 4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지만 다음날엔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다. 줄기세포 테마주로 꼽히는 차바이오앤 조아제약 등 다른 종목들도 2~3거래일 주가가 오른 뒤 안정을 되찾았다.

이는 작은 재료에도 테마주들이 장기간 급등했던 2008~2010년과 비교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녹색테마주로 꼽혔던 삼천리자전거는 2009년 정부가 친환경 정책 드라이브를 걸 때마다 강세를 보였다. 2009년 4월20일부터 5월15일까지 18거래일 동안 별다른 조정없이 수직 상승해 306.40% 오르기도 했다.

2009년 말 3D 영화 '아바타'가 개봉하면서 달아오르기 시작한 3D 테마주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3D 테마주로 분류됐던 현대아이티는 2009년 연말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2010년 1월 말까지 약 한 달간 200% 이상 상승했다.

◆대형주 선호현상이 요인

전문가들은 최근 테마주 투자 열기가 과거와 같이 쉽게 달아오르지 못하는 것은 증시 환경의 구조적인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문형 랩이 확산되면서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대형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행태가 일반화돼 중 · 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이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일반 투자자들의 테마주 투자가 활발했던 코스닥시장이 최근 거래량 급감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유다. 자문형 랩이 확산되기 직전인 2010년 상반기까지만해도 하루 평균 거래량이 10억주를 넘나들었던 코스닥 거래량은 자문형 랩 인기가 치솟던 2010년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 이달 들어서는 하루평균 4억~5억주에 머물고 있다.

강우신 기업은행 강남PB센터장은 "투자자들이 테마에 휘둘려 경쟁적으로 나섰던 '묻지마 투자'를 줄이고 실적 위주의 투자를 늘린 건 다행스럽지만,우량 중 · 소형주까지 외면받는 조짐이 나타나는 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