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떠올려 보라.가장 과감한 길이 종종 가장 안전한 길이기도 하다. "

냉전의 종지부를 찍고 데탕트 시대를 연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88)의 좌우명이다. 그는'죽(竹)의 장막(帳幕)'에 가려져 있던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의 중국을 미국 고위인사로는 처음 방문,대외개방 물꼬를 트게 했다. 그가 적국이었던 중국을 비밀리에 방문한 날은 1971년 7월9일,40년 전 오늘이다.

리처드 닉슨 당시 미 대통령의 외교안보보좌관이었던 그는 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총리와 닉슨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1973년 베트남전쟁을 종결시킨 주역으로 노벨평화상도 받았다.

미수(米壽)의 고령에도 왕성한 대외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그는 지난 5월 '중국에 관하여(On China)'라는 저서를 출간,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보다는 협력을 통해 새로운 태평양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 초청으로 중국을 다녀오는 등 중국과 미국 지도부의 '교량'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7월1일)을 기념한 독일 슈피겔지와의 인터뷰에서는 "마오쩌둥이 현재의 중국을 본다면 지나치게 물질주의적이라고 못마땅해 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최명수 오피니언부장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