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ㆍ정책 견제할 수도..이재오 당복귀에 시선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가 원내대표 및 당 대표 경선에서 연패하며 `비주류의 길'을 걷고 있다.

7ㆍ4 전당대회 직후 열린 친이계 모임 `민생토론방' 회의에서 무력감이 여과없이 표출된 데 이어 친이계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친이계는 몰락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이계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는 지난 5월부터 2개월여간 모임 대표 없이 표류하고 있다.

선뜻 `함께 내일로' 대표를 맡겠다는 의원도 현재로서는 없는 상태라고 한다.

한 친이계 핵심 의원은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제는 철저하게 비주류로서 활동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우선은 당 지도부의 행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친이계가 계속해서 `복지부동'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오히려 그동안 비주류였던 친박(친박근혜)계가 해왔던 것처럼 당무ㆍ정책 등에 있어 적극적 견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허탈감에 휩싸인 `민생토론방'도 민생 현안을 중심으로 한 정책활동으로 시선을 돌릴 방침이다.

`무책임한 포퓰리즘 견제'를 내세워 현 지도부의 정책기조 전환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

또한 일부 친이계 의원은 전대 직후 삼삼오오 모임을 갖고 향후 친이계 역할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정마무리, 당 변화ㆍ개혁을 통한 내년 총선 승리와 대선에서의 정권 재창출 등의 친이계의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소개했다.

여기에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특임장관의 당 복귀가 이뤄지면 흩어졌던 친이계가 구심점을 찾으며 다시 결속할 수도 있다.

이 장관의 7∼8월 당 복귀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나라당은 비주류 지도부 체제에서 친이ㆍ친박ㆍ쇄신파가 상호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다만 이 장관은 주변 인사들에게 당 복귀가 현실화되더라도 당무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이재오 장관이든,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든 너무 물러나 있으면 친이계가 완전히 동력을 잃을 수 있고, 너무 앞에 나설 경우 이곳저곳에서 견제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