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 변동은 '비싼 지역에서 먼저 나타나 싼 곳으로 움직인다'고 알려져 있다. 이른바 '파동이론'이다. 중앙에서 생긴 물결이 원을 그리며 가장자리로 퍼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졌다. 최근 회복세를 띠고 있는 지방 주택시장은 반대로 '역파동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10일 부동산정보 분석업체인 부동산챠트연구소가 최근 1년간 국민은행 주택시황을 분석한 결과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지방광역시 집값 오름세는 과거 수도권과 달리 역파동 현상이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지방광역시 집값 상승률은 부산 15.6%,대전 12.6%,광주 15.2%,대구 7.6% 등이었다. 같은 기간 경기도(1.4%)보다 최대 11배 높은 수준이다. 서울은 0.04%로 제자리 걸음 수준이었다.

급등세를 보인 지방광역시 내 지역별 상승 추이를 보면 과거 부동산 활황기의 수도권과 확연히 다르다. 2009년 7월부터 회복세로 돌아선 부산은 사상 · 사하 · 부산진구 등 중저가 지역에서 강한 반등세가 나타났다. 이후 해운대 · 수영구 등 고가주택지역으로 이동했다.

대구도 과거 집값 주도지역이었던 수성구가 아닌 달성군 · 달서구 등에서 시작했다. 상승폭도 수성구(7.3%)보다 달성군(9.3%) 달서구(9.4%)가 훨씬 높았다. 상승 시점도 수성구(지난 2월께)보다 6개월 앞섰다.

안동건 부동산챠트연구소 사장은 "충청권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천안은 올 상반기 중 · 저가 주택지역인 동남구(7.2%) 집값이 고가지역인 서북구(5.1%)보다 상승률이 높았고,최초 상승시점(1월)도 1개월 앞섰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최근 지방에선 중 · 저가 거래가 활발한 실수요자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집값이 '역파동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자 중심의 가수요가 많았던 과거에는 시세차익이 큰 고가주택 지역 움직임이 활발했다"고 풀이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