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가이 선발대회를 준비하면서 허리가 32인치에서 28인치로 줄었습니다. 체지방은 6% 밑으로 떨어진 대신 근육이 늘면서 몸무게도 5~6㎏ 덜 나가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지고 있던 옷이 하나도 안 맞아요. 허리띠에 구멍을 2개나 더 뚫어야 했죠."

최홍 ING자산운용 사장(51 · 사진)에게 최근 새 별명이 생겼다. '대한민국 최고 쿨가이'다. 그는 지난달 30일 남성잡지 '멘즈헬스' 주최로 열린 '쿨가이 선발대회'에서 26명의 본선 진출자 중 1등인 대상을 차지했다. 본선 진출자 평균 나이는 27세.최 사장의 아들(26세)과 비슷한 나이다. 올해로 6회째인 대회에서 50대가 본선에 진출한 것은 물론 1등을 차지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대회 참가 이유를 묻자 그는 "내 안의 열정이 아직도 살아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고 답했다. 최 사장은 "부모 형제 없이 외할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라면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다"며 "지금은 모든 게 만족스럽고 잘살고 있지만 그런 열정들을 내가 아직 간직하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대회 참가를 쉽게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최 사장은 "내가 지위와 나이가 있는데 이런 데를 나간다는 것이 쑥스러워 2주 동안 고민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작년에 나이가 50이 되면서 뭔가 전환점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대회 준비는 작년 11월부터 했다. 개인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아 복근 운동을 하루에 1000회씩 하고 턱걸이를 15개씩 한 시간에 28~30세트를 했다. 4월부터는 고강도 훈련과 함께 식단 조절에도 들어갔다. '빵돌이''떡돌이'라 불릴 정도로 빵이나 떡 고구마 같은 탄수화물을 좋아했지만 이를 줄이고 단백질 섭취를 늘렸다. 닭가슴살뿐 아니라 두부와 두유 같은 콩제품,생선,견과류,브로콜리 피망 등 채소류로 식단을 짰다.

그는 원래 운동을 좋아한다고 했다. "대학 때 축구를 워낙 좋아해 상경대(서울대) 축구부 주장을 했다"며 "그때 친구들이 체육학과로 가라고 농담을 할 정도였다"고.초등학생 때는 어려운 집안 환경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질 때면 부산 태종대 해안도로를 뛰면서 답답함을 풀었다고 말했다. 대회 출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팔굽혀펴기 150~200개,윗몸일으키기 400개를 하고,집에 돌아와선 TV를 보며 아령을 드는 게 일상생활이었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것도 우연은 아니다. 최 사장은 "1등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지만 안 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며 "잘 못 추지만 춤 연습도 그렇고,모델 워킹 연습도 후회가 남지 않을 만큼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보다 더 건강해졌고 대회 기간에 젊은 참가자들과 형 동생 하며 지내면서 개방성과 융통성을 얻게 됐다"며 "대회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