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Story] "비유하자면…따져 볼까요…큰일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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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크배럴'로 본 장관들의 화법
박재완 "재정부는 300인 전사"…위태로운 애드리브 달인
최중경 "기름값 원가 얼마냐"…직설적으로 속내 표현
김석동 "금감원 기능 죽이면…" 오버하다 오해 사기도
박재완 "재정부는 300인 전사"…위태로운 애드리브 달인
최중경 "기름값 원가 얼마냐"…직설적으로 속내 표현
김석동 "금감원 기능 죽이면…" 오버하다 오해 사기도
지난 7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평소와 달리 잔뜩 의기소침해 있었다. 얼굴에 만연하던 웃음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여느 때와 달리 간단한 인사말만 하고 곧바로 회의를 시작했다.
전날 서울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포크배럴(pork barrel · 돼지 여물통)에 맞서 재정 건전성을 지키겠다"는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까닭이었다. 선심성 공약이 남발되는 상황에서 재정 지출을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으나 야당에서는 의원들을 돼지에 비유했다며 사퇴까지 거론했다.
박 장관의 비유 화법이 화제다. 지난달 취임식에서는 나라 곳간을 지켜야 할 재정부 공무원들을 '스파르타의 최정예 전사 300명'에 비유하며 책임감을 강조했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물밀듯 밀려들 것으로 예상되는 정치권의 공세를 재정부가 막아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반값 등록금의 해법은 '다차원의 동태적 최적화 목적함수를 푸는 과정'에 빗대 어려움을 호소했다. 롯데자이언츠 광팬답게 '희생번트' '제구력' '포수' 등 야구 용어도 자주 등장시켰다. 이 같은 비유는 대부분 박 장관의 애드리브(대본 없이 즉흥적으로 하는 대사)다.
장관의 연설문이나 주요 회의에서 모두 발언은 대개 해당 실 · 국의 손을 거쳐 미리 만들어진다. 장관의 발언은 '부처의 입장'이 되는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전임 윤증현 장관은 간결하고 정확한 표현으로 발언의 일관성을 유지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박 장관은 예상치 못한 애드리브를 즐겨 구사해 회의가 끝나면 보도자료를 수정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박 장관이 '비유'의 달인이라면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직설 화법'의 대가다. 유가 급등으로 정유사들의 폭리 논란이 불거졌을 때 그는 "(나는)전직이 회계사다. 기름값 원가계산을 해보겠다""정유사가 성의 표시라도 해야 된다"는 등의 공격적인 말들을 쏟아냈다. 최근 이뤄진 기름값 환원과 관련해서도 "정유사들이 국민들이 충격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생각한다. 부담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 최 장관은 또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없다"며 직설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다소 과장하는 듯한 화법을 많이 쓴다. "금융 시장에 혁명적 빅뱅을 일으킬 것" "금감원 기능을 죽이면 금융의 미래가 없다""금감원 전체가 무장해제 당하는 분위기"등이 대표적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재정부에 있을 때도 '이거 아니면 큰 일 난다'는 식으로 약간 오버하는 화법을 썼다"며 "그의 스타일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오해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서보미/서욱진 기자 bmseo@hankyung.com
전날 서울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포크배럴(pork barrel · 돼지 여물통)에 맞서 재정 건전성을 지키겠다"는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까닭이었다. 선심성 공약이 남발되는 상황에서 재정 지출을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으나 야당에서는 의원들을 돼지에 비유했다며 사퇴까지 거론했다.
박 장관의 비유 화법이 화제다. 지난달 취임식에서는 나라 곳간을 지켜야 할 재정부 공무원들을 '스파르타의 최정예 전사 300명'에 비유하며 책임감을 강조했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물밀듯 밀려들 것으로 예상되는 정치권의 공세를 재정부가 막아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반값 등록금의 해법은 '다차원의 동태적 최적화 목적함수를 푸는 과정'에 빗대 어려움을 호소했다. 롯데자이언츠 광팬답게 '희생번트' '제구력' '포수' 등 야구 용어도 자주 등장시켰다. 이 같은 비유는 대부분 박 장관의 애드리브(대본 없이 즉흥적으로 하는 대사)다.
장관의 연설문이나 주요 회의에서 모두 발언은 대개 해당 실 · 국의 손을 거쳐 미리 만들어진다. 장관의 발언은 '부처의 입장'이 되는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전임 윤증현 장관은 간결하고 정확한 표현으로 발언의 일관성을 유지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박 장관은 예상치 못한 애드리브를 즐겨 구사해 회의가 끝나면 보도자료를 수정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박 장관이 '비유'의 달인이라면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직설 화법'의 대가다. 유가 급등으로 정유사들의 폭리 논란이 불거졌을 때 그는 "(나는)전직이 회계사다. 기름값 원가계산을 해보겠다""정유사가 성의 표시라도 해야 된다"는 등의 공격적인 말들을 쏟아냈다. 최근 이뤄진 기름값 환원과 관련해서도 "정유사들이 국민들이 충격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생각한다. 부담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 최 장관은 또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없다"며 직설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다소 과장하는 듯한 화법을 많이 쓴다. "금융 시장에 혁명적 빅뱅을 일으킬 것" "금감원 기능을 죽이면 금융의 미래가 없다""금감원 전체가 무장해제 당하는 분위기"등이 대표적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재정부에 있을 때도 '이거 아니면 큰 일 난다'는 식으로 약간 오버하는 화법을 썼다"며 "그의 스타일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오해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서보미/서욱진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