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신 김효석 민주당 의원(3선 · 전남 담양 · 곡성 · 구례 · 사진)이 19대 총선에서 서울 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의 수도권행 선언으로 민주당 호남 중진 의원들의 수도권 차출을 통한 호남 물갈이론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특히 "내년 수도권 선거에서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탈호남 러시'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호남에서 3선을 했는데 한 번 더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그동안 유권자가 가장 많은 수도권에서 서민 · 중산층,이념적으로는 중도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민주당 지지자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온 만큼 서울에서 출마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정치권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것,새로운 인재가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영입의 물꼬를 트겠다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출마 예정지에 대해서는 "전략적 · 상징적으로 의미있는 곳,이명박 정권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지역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서울 은평을)과 맞붙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호남지역(무주 · 진안 · 장수 · 임실) 불출마를 일찌감치 선언한 정세균 최고위원도 서울 종로 출마를 검토 중이다.

당내 반응은 엇갈린다. 손학규 대표는 "변화의 시작이다. 새로운 변화를 행동으로 보여줘서 고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장선 사무총장도 "새로운 인재들이 들어올 수 있는 길을 터줬다"며 "이러한 기운이 당내에 이어지길 바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호남 중진들의 분위기는 심상찮다. 한 다선 의원은 "수도권에서 해볼 만하니까 명분을 찾기 위해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 아니냐"며 "다선이라고 무조건 수도권으로 내모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한나라당도 물갈이론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지난 7 · 4 전대 때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원희룡 최고위원이 군불을 때고 있다. 그는 최근 "당이 내년 총선 때 새로운 인물들을 영입해야 선거를 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 올가을부터 현역들의 불출마 선언이 도미노처럼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영남과 수도권에서 A,B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역 C의원은 출마와 불출마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허란/박수진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