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200 턱밑까지 상승했다. 지난 8일 종가는 2180.35로 2200까지 20포인트를 남겨뒀다. 서머랠리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희망 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신 삼성 현대 솔로몬투자 하이투자 등 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중 4명은 서머랠리가 이미 시작됐거나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스 재정위기 해소,미국 경기 회복세,중국 긴축 완화 등과 함께 국내 기업의 3분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올여름 서머랠리 온다"

윤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서머랠리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윤 센터장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실적 발표에 돌입하면서 연중 최고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그리스 재정위기와 미국 경제지표 둔화 우려가 줄어든 가운데 3분기에 대한 실적 회복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휴가 전 주식을 사뒀다가 다녀온 후 일부 수익을 실현한 뒤 4분기 장세에 대비하는 투자 전략을 세워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순한 서머랠리가 아닌 3분기 강세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 경기 둔화는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 경기의 빠른 회복세와 한국 수출기업들의 탄탄한 실적에 힘입어 3분기 증시가 강세장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과거 통계치를 분석하면 7월 서머랠리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81년 이후 지난 30년간 코스피지수의 7월 상승확률은 63.3%로 12월(70.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는 설명이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의 7월 평균 수익률은 2.6%로 11월(3.1%)과 1월(2.7%)에 이어 세 번째로 좋았다.

◆"자동차 화학 건설주 유망"

서머랠리 속에서 빛을 발할 주도주에 대한 전망도 대부분 일치했다. 2,3분기 실적 모멘텀을 지닌 종목들이 기대주로 꼽혔다. 오 센터장은 "자동차주는 올해 내내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 조업 정상화와 환율 강세의 덕을 보게 될 자동차 부품주가 특히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조 센터장은 "그동안 조정을 받았던 정보기술(IT)주도 여름에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며 "수주 모멘텀이 나타날 건설주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센터장들은 여름엔 지수보다는 종목을 보고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반영되지 않았던 기업 가치가 주목받으면서 중소형주 중심으로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기업 실적과 대외 변수 주목해야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서머랠리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2228.96)까지 상승할 수 있으나 본격적인 랠리가 벌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다. 그는 "지난 6월 말 이후 나타나고 있는 주가 상승은 5월의 하락분을 메우는 정도"라며 "글로벌 경기 안정세가 주가를 추가적으로 끌어올릴 만한 모멘텀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프로그램 순매수는 9조원 정도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수급 역할을 톡톡히 했으나 앞으로 추가적인 유입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이를 감안하면 주가는 제한적인 박스권 내에 머물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서머랠리 쪽에 무게를 실었던 4명의 센터장들도 국내외 금리 인상 지속 여부와 유럽 재정 리스크,미국 경기 회복과 중국의 정책 선회 가능성 등 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는 대외적인 요소들을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