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 제한을 비롯한 환경규제가 중소기업의 중대한 도전과제로 떠올랐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실태조사 결과 중소기업 중 51.2%가 녹색성장 정책이 기업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중소기업은 관련 정보와 인력이 부족해 환경규제에 대한 부담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녹색산업은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성장 초기의 '블루오션'으로 남아 있어 중소기업도 선제적인 투자에 나선다면 대기업에 앞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중소기업이 환경규제 강화에 대처하고 녹색산업화에 성공하려면,우선 국내외 정책 방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 규제는 기업 경영의 위험 요인이지만 규제와 함께 시행하는 지원 정책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중국 태양전지 생산업체 선텍파워는 2004년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발전차액지원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자 대규모 투자를 실행했다. 발전차액지원 제도는 신재생에너지의 생산단가와 기존 에너지 가격의 차액을 정부가 보전해줌으로써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지원하는 제도다.

선텍파워는 선제적으로 투자한 결과 창업 10년이 채 안 된 2009년 세계 2위 태양전지 업체로 부상했다.

중국 오토바이 제조업체 저장창링은 블루오션을 개척해 성공한 사례다. 저장창링은 2000년대 들어 기존 오토바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고 전기오토바이 개발에 착수,2008년 중국 최초로 유럽연합(EU) 환경 기준에 부합하는 전기오토바이를 생산했다. 이 회사는 연간 3000만달러를 수출하는 녹색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기존 사업이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면 발전 가능성이 큰 녹색산업으로 업종 전환을 시도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세계 1위의 풍력발전 터빈 제조사인 덴마크 베스타스는 19세기 말 대장간으로 출발한 기업이다. 이 회사는 1950년대 농기구 제조로 주력 업종을 바꿨고 오일 쇼크가 일어난 1970년대부터 신재생에너지 관련 업종으로 전환,100년이 넘는 장수 기업이 됐다.

자금 기술 인력 등이 부족해 녹색성장 분야에 투자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은 우선 대기업의 '녹색 동반성장'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 대응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소비재를 생산하는 기업은 친환경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정부의 녹색산업 관련 인증 제도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녹색기술이나 녹색사업으로 인증받은 기업은 융자,판로 및 마케팅 지원,사업화 기반 조성 등 26가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친환경 기업이라는 사회적 평판도 얻을 수 있다.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협력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녹색전문 중소기업과 녹색산업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중소기업에는 연구 · 개발(R&D) 자금을 대폭 지원해 자생력을 키워줘야 한다. 녹색산업에서 자생력을 갖춘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수직계열 체제에 예속되지 않고 스스로 국내외 시장을 개척하는 강소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경쟁력 있는 녹색 중소기업의 성장은 대 · 중소기업 양극화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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