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 고용지표가 부진하면서 석유와 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8월물은 전일 대비 2.5% 하락한 배럴당 96.2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8월물은 0.2% 하락한 118.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8일 미국 비농업신규고용이 전월 대비 1만8000명만 증가해 지난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헤지펀드인 어게인캐피털의 존 길더프 파트너는 “미국 고용 지표는 미래 수요를 반영하기 때문에 원유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고용지표가 두 달째 안좋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시장에서 유일하게 원유 가격을 밀어올리는 요인은 북해산 브렌트유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고용지표가 부정적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내전이 진행되는 리비아와 대선 후유증을 앓고 있는 나이지리아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하락했다.또 WTI는 미국에서 전량 소비되는데 반해 북해산 브렌트유를 사용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이 이어지며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이에 따라 북해산 브렌트유와 WTI의 가격 차이는 거의 사상 최고 수준인 배럴당 약 22달러까지 벌어졌다.

미 고용지표가 발표된 이후 주요 산업자재로 쓰여 경기선행지수로도 쓰이는 구리 가격도 하락했다.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8일 구리 3개월물 가격은 t당 9661달러로 전일 대비 0.8% 하락했다.

그러나 구리는 장기적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다.최근 중국이 구리 수입량을 늘리는 데다 주요 구리 생산국인 칠레와 인도네시아에서 파업이 진행되면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구리 수입은 3달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지난달 중국의 구리 수입량은 28만9t으로 전월 대비 약 10% 증가했다.이는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구리 재고량이 8만9498t으로 올해 최고치 17만7365t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자 중국이 다시 구리 재고량을 축적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칠레와 인도네시아의 파업으로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구리 가격은 약 3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옥수수 가격도 중국으로 인해 올랐다.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주 미국에서 8월 이후에 인도되는 옥수수 54만t을 구입했다.이는 미국 정부가 중국이 1년 동안 구매할 것으로 예상한 양인 50만t을 뛰어넘는 것이다.이에 따라 파종면적이 늘어나 최근 가격이 약보합세를 보인 옥수수 9월물은 시카코상업거래소(CME)에서 7,8일 연속 올라 부셸당 6.4225달러로 마감했다.이틀간 3.8% 올랐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