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투자심리를 개선할 만한 객관적 지표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1일 오후 2시2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만2000원(2.49%) 내린 86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LG전자도 5000원(1.57%) 내린 8만18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SDILG디스플레이는 각각 2.89%, 3.74% 하락세다. 다만 하이닉스는 인수 관련 이슈에 0.19% 내린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기관은 이날도 전기전자업종을 735억원 어치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기관은 나흘째 전기전자업종을 처분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날 IT주에 대해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지만 지난해 대비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성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IT 산업의 수요 흐름이 주식 시장의 예상 수준 대비 양호할 것"이라며 "지난달 ISM 서비스업 지수는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지속적인 경기 개선 기준을 유지, 3분기 IT 수요 회복의 방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증권사의 이가근 연구원도 "업황에 대한 투자심리가 많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대표적으로 반도체 같은 경우 수요 개선보다 공급 쪽 (대만 쪽 업체의) 악화로 국내 업체의 실적 개선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경기회복에 대한 지표상의 확인만 안 됐을 뿐 하반기에는 회복될 게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지난 1분기를 '바닥'이라고 믿고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심리가 개선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해보인다는 지적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경기에 민감한 IT주 특성상 세계 경제지표, 특히 미국의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경제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탓에 지표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경우가 잦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상반기가 안 좋았기 때문에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이르더라도 7월은 지나고 8월에 나오는 지표들을 확인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하반기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반도체 가격은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DRAM 현물가격은 주력 상품인 DDR3 2Gb는 수요약세에 따라 전주대비 -3.8%, 1Gb는 -4.5%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도 긍정과 부정이 뒤섞이며 방향성을 제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6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는 1만8000명 증가에 그쳐 예상치인 10만5000명 증가에 크게 못 미쳤다. 앞서 ISM 제조업지수는 기대치인 54.0에 미치지 못하는 53.3을 기록했으나 지속적인 경기 개선세를 유지했다.

다만 국내 업체들이 상대적 가격 경쟁력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다. 대만 업체들이 현재의 가격 수준을 1개월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는 게 이 팀장의 판단이다.

그는 "현재 전형적인 L자형 패턴을 보여주고 있는 DRAM 가격은 수개월 내 U자형 패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업황이 개선될 경우에는 그동안의 하락폭을 반영, 상승폭이 다른 업종보다 크고 빠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