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의 재테크는 바로 주식이었다. 현재도 소위 차 · 화 · 정(자동차 화학주 정유주)이라고 불리는 테마 종목이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흐름이 앞으로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포르투갈의 신용 등급 하향과 같은 뉴스가 다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결국 기대수익률은 조금 낮추면서 '금리+알파'를 추구하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 이럴 때 ELS(주가연계증권) DLS(파생결합증권) ELD(지수연동예금) 같은 파생상품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ELS DLS ELD는 '배다른 쌍둥이'

파생상품은 흔히 투기적인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파생상품이 생겨난 이유를 생각하면 항상 맞는 말은 아니다. 파생상품은 본질적으로 가격조정에 대비하는 헤지 목적의 상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ELS와 DLS,ELD 등은 일반적인 선물 · 옵션과 다르다. 좀더 구조화된 2차 파생상품을 얘기한다. 가장 대표적인 상품인 ELS는 2003년에 등장했다. 주식 또는 코스피200지수와 같은 기초자산 수익률에 따라 만기 수익률이 정해지는 구조다. 주식과 다른 점이라면 다양한 수익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의 리스크(위험) 허용 수준에 따라 ELS의 수익률도 달라진다. 기초자산 역시 주식처럼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 ELS는 크게 원금보장형과 비보장형으로 구분된다. 원금보장형은 기초자산의 등락이 커도 손실 걱정이 없는 대신 비보장형보다 수익률은 낮다.

ELS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고수익이 아니었다. 적당한 수익률과 낮은 리스크가 인기 비결이었다. ELS에 조기상환이나 스텝 다운(Step Down) 등 옵션이 더해져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해졌다. 조기상환은 3개월에서 6개월 단위로 이뤄진다. 해당 ELS의 기초자산이 미리 정한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할 경우 만기를 당겨서 미리 상환시키는 것이다.

원금비보장형 ELS는 원금보장 구간을 설정해 기초자산이 특정 가격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원금을 보장해 주는 옵션이 더해진다.

DLS도 수익구조는 ELS와 비슷하다. 다만 그 기초자산이 지수나 종목 외에 다양하다는 게 특징이다. 원유나 금 등 상품가격이나 환율 등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정해진다. 기초자산의 특성을 이해한 투자자라면 DLS를 통해 시장의 다양한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다.

ELD는 증권사가 아닌 은행에서 판매하는 주가지수연계 상품이다. 기초자산인 주가지수가 만기까지 정해진 구간 안에서 움직이면 수익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ELS와 구조는 같다. 지수가 예측한 대로 움직인다면 연 4%대인 일반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은행들은 매월 이자를 지급, 주가지수가 상승할 때 보너스로 추가이자를 주는 '이자지급식 ELD' 등을 내놓으며 상품 다양화에 나서고 있다.

◆원금 보장 · 수익률 조건 꼼꼼히 비교해야

ELS와 DLS 등의 상품을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수치를 읽는 것이다. 예를 들어 증권사에서 '50 / 95 / 115'라고 소개하는 ELS가 있다고 하자.이 상품은 기초자산이 최초 기준가격 대비 50% 이하로 하락하지 않는다면 원금이 보장되고 기준가의 95% 이상이면 조기 상환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115는 기준가 대비 15% 이상 상승하면 해당 ELS의 수익률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약정 수익률로 고정됨을 뜻한다. 만약 기초자산의 하락 리스크에 대비한다면 50이 아닌 45나 40으로 적혀 있는 ELS를 선택하면 된다. 기초자산 가격이 기준가 대비 40~45%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어 안정성이 더욱 높아진다.

올해 ELS는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주식시장의 활황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ELS가 주가가 상승해야 수익이 발생하는 '상승 참여형'이기 때문이다. 지수 조정기나 박스권을 예상해도 ELS는 적합한 선택이다. 금융위기처럼 지수가 단시간 폭락하지 않는다면 손실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하반기 ELS 시장 전망 역시 밝은 편이다.

◆파생 기법 가미한 커버드 콜 ETF

ELS 투자전략은 매우 쉽다. 기초자산을 잘 고르는 것이다. 주식투자와 비슷하다. 기초자산 선택에 자신이 없다면 지수형 ELS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앞서 설명한 수치를 꼼꼼히 비교하는 것이다. ELS시장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상품 구조와 기초자산은 비슷한데 수익률은 다른 ELS가 등장하고 있다.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수익률이 좀 더 높은 ELS에 투자하는 것이 기본이다.

ELS와 함께 'E형제'로 불리는 ETF(상장지수펀드)도 참고할 만하다. '금리+알파'를 원하는 투자자라면 파생상품 투자기법을 가미한 '커버드 콜'ETF가 좋은 선택이 된다. 커버드 콜이란 '기초지수 매수 + 해당 기초지수 콜옵션 매도'를 통해 지수 하락 시 일정 손실을 방어하는 전략을 말한다. 과거 이러한 상품은 펀드를 통해서만 투자가 가능했다. 하지만 커버드 콜 지수의 발표와 함께 이를 추종하는 ETF도 상장돼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커버드 콜 상품에 투자할 때 주의할 점도 있다. 기초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다. 콜옵션 매도 부분에서 손실이 발생해 기초지수만 매수했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뒤처질 수 있다. 지수 조정기에 대비하고자 한다면 좋은 선택이지만 상승장에서는 다소 불리해지게 된다.

이처럼 파생상품을 이용한다면 지수 조정기를 대비하면서 수익률까지 높일 수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파생담당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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