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간접투자 상품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면,뮤추얼펀드에서 시작해 적립식펀드가 각광을 받아 성장한 데 이어 2007년 해외주식형펀드가 붐을 일으켰으며 2010년에는 자문형 랩 등이 대세를 이뤘다. 주식시장 전망이 어두운 시기에는 대체 투자안으로 주가연계증권(ELS)나 부동산펀드,사모펀드(PEF) 등이 성장했다. 저금리 기조 속에 자산관리서비스 개념이 확산되면서 CMA(종합자산관리계좌)를 비롯한 랩어카운트가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금융상품의 꽃으로 불리는 헤지펀드 등 시장상황과 상관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 고액자산가의 자산은 예금 및 부동산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지난해부터 본격화되면서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선진국형 저금리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이러한 고액자산가 및 은퇴자의 금융 수요를 충족할 만한 상품으로 헤지펀드를 포함한 절대수익추구형 상품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절대수익 추구

올 상반기 글로벌 증시는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재정위기,중동발 지정학적 위험 및 유가 불안,일본 대지진 등에 따른 영향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양상을 나타냈다. 이런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절대수익추구형 상품의 수요 증가 요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시장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시장 상황에 관계 없이 일정 수준의 수익을 꾸준히 얻을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올 들어 글로벌 헤지전략을 구사하는 상품은 4400억원 정도의 설정액 증가세를 나타냈다.

절대수익추구형 상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아주 특이한 상황을 제외하면 변동성 대비 하락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 중심으로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규모가 확대된다면 절대수익추구형 상품 시장 규모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절대수익추구형 펀드는 다양한 전략을 사용해 시장상황과 상관없이 '시중금리+ α'의 수익률을 추구한다. 운용 전략에 따라 시장중립형,채권알파형,글로벌헤지형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시장중립형 상품은 시장의 움직임에 상관 없이 시장중립 투자전략을 병행,위험을 분산시키면서 '금리+α'의 수익률을 추구한다. 시장중립형 전략은 만기가 다른 선물가격 간의 스프레드를 이용하거나 동일 섹터 내 종목별 매수 · 매도를 동시에 취해 상대가치 변화에 따른 차익을 추구하는 '페어 트레이딩(Pair Trading)',현물 · 선물 간 또는 선물 · 합성선물 간의 차익거래 등을 주로 이용한다. 자산 간의 가격차를 수익의 원천으로 하는 상대가치 투자법도 적용된다. 상대가치 투자방법은 고평가된 자산은 매도하고 저평가된 자산은 매수해 단일 유형의 자산만을 매도 또는 매수할 때보다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다.

둘째,채권알파형 상품은 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확보하고 공모주 등에 투자하여 '금리+α'의 수익률을 추구한다. 채권알파 전략은 자산의 60~90%를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 자산은 CD(양도성예금증서)보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투자한다. 추가수익을 위해 공모주,배당주 등 주식과 현물 · 선물 간 차익거래 등의 방법이 사용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헤지형은 헤지펀드 전략을 구사하는 다양한 뮤추얼펀드를 편입해 '채권 금리+α'의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롱(매수)-숏(매도) 전략과 이벤트 드리븐(Event Driven), 글로벌 매크로(Global Macro),마켓 뉴트럴(Market Neutral),CTA(시스템 모델 및 룰에 기반한 추세추종 매매) 등의 전략을 사용하는 글로벌 헤지펀드에 '펀드 오브 펀드'(Fund of Fund) 형태로 투자하는 것이 있다.

최근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해 운용하는 랩어카운트 형태의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고액자산가의 수요에 다른 맞춤형 랩이다.

◆운용역량 · 성과 검증된 상품에 선별 가입

절대수익추구형 상품은 다양한 헤지 투자전략을 사용해 '채권금리+α'를 추구하기 때문에 현재의 자산을 지키고 싶어하는 고액 투자자나 안정적인 월지급식 상품을 원하는 투자자,최근의 높은 변동성 장세에 부담을 느끼는 거치식 투자자 등에게 매력적인 상품이다. 특히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원하는 은퇴 고객에게 적절한 상품이다.

절대수익추구형 상품이라 하더라도 '채권금리+α'의 수익률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헤지전략을 사용하기 때문에 운용 역량에 따라 성과 차이가 크게 발생할 수 있다.

최근 1년 성과 추이를 보면 채권알파형이 시장중립형 대비 높은 수익률과 낮은 변동성을 보여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글로벌헤지형은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대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운용전략을 사용하는 펀드라도 상품별로 수익률이 다르다. 목표했던 성과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도 있으며 목표에 미달하거나 원금의 손실도 가능하다.

따라서 절대수익추구형 상품에 투자할 때에는 세부 투자전략,과거 운용성과 등을 점검한 후 상품을 선정해야 한다. 또 운용사의 리스크관리 시스템,운용 규모,자금 유입 추이 등 전반적인 운용역량에 대해 검증된 상품을 선별 투자해야 한다.

김종승 한국투자증권 WM사업본부장/jskim@truefrie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