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서 비롯된 유럽발 재정위기,미국의 경제 부진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증시가 최근 반등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코스피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국내 펀드 자금은 유입과 유출을 반복하고 있다. 이 같은 펀드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조정장세에서 주식을 사고,상승장에서 주식을 팔아 높은 수익을 남기는 주식 투자자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처럼 시장 흐름에 따라 다른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투자의 불문율이겠지만,투자자 입장에서는 조만간 조정장세가 닥쳐와 증시가 다시 하락세에 들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불안은 펀드 투자를 주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등락을 거듭하는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는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분할매수 펀드,절대수익 펀드,헤지펀드 등이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사모재간접 헤지펀드의 수익률은 좋지 않고,절대수익 펀드는 시장이 상승할 때 충분한 수익을 올릴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전문가들이 하반기의 주가 강세를 예측하는 가운데 대외 악재가 잠재해 있는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 분할매수 펀드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요즘 대세는 분할매수 펀드

분할매수 펀드는 정해진 조건에 따라 주식 매수 시점을 선택해 탄력적으로 펀드 내 주식비중을 조정하는 펀드를 말한다. 보통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을 조금 사거나 팔아 주식 평균 매입단가를 낮춰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변동성이 높은 증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이유다.

실제로 연초 이후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신규 설정 펀드의 내역을 보면,분할매수 펀드와 압축포트폴리오 펀드,목표전환형 펀드가 대세임을 알 수 있다. 분할매수 펀드의 장점이 투자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끌어내는 한편 시장의 새로운 흐름이 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분할매수 펀드는 일정 기간 동안 투자자를 모집해 해당 자금을 토대로 운용하는 단위형이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적립식 형태도 나오고 있다. 목표수익을 달성하면 채권형으로 전환하는 목표전환형 분할매수 펀드까지 나오는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수개월 사이에만 '신한BNPP좋은아침 분할매수플러스전략증권A1호(주식혼합형)''NH-CA 1.5배 레버리지 10%리밸런싱 분할매수 1호''IBK 3대그룹 나눔매수&목표달성 증권 투자신탁 제1호'(주식혼합형)'미래에셋맵스 스마트 레버리지 분할투자 펀드'와 '미래에셋맵스 차이나H 레버리지 분할투자 펀드' 등 신규 펀드가 줄이어 출시되며 분할매수 펀드의 높은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전략으로 리스크 헤지

다른 펀드와 비교해 다양한 분할매수 운용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가능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 분할매수 펀드의 차별화되는 장점이다.

먼저 '시간 분할매수' 전략은 운용 초기에는 일부만 주식 관련 자산에 투자 후,매월 정해진 비율에 따라 추가적으로 자산을 분할 매입해 나가는 것이다. 적립식 펀드에 가입한 것과 같은 리스크 감소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동시에 기계적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적립식 펀드와 달리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 매수 시점을 선택할 수 있어 수익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실적 상향조정,글로벌 경기회복 등의 호재와 그리스 위기,일본 지진과 같은 악재가 뒤엉켜 변동성이 높은 요즘 같은 시장에서 가장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지수분할매수' 전략은 펀드 최초 설정일 대비 코스피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할 경우 추가적으로 저가에 매수를 실행하는 전략이다. 지금과 같이 전망은 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예상되지만 단기적으로는 돌발 악재가 출현할 수 있는 시장에 알맞다.

능동적인 주식 운용 전략도 가능하다. 예측이 어려운 글로벌 악재 등으로 단기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전문가의 분석에 기초한 시장 상황에 맞는 능동적인 분할 매수가 필요한데,분할매수 펀드는 다른 펀드와 비교해 이 같은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승장에서 부진한 상대수익률은 약점

다만 분할매수 펀드는 리스크의 최소화를 추구하는 만큼 최대 수익률은 다른 펀드 상품과 비교해 낮을 수도 있다. 상승장에서는 시장수익률을 따라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분할매수를 통해 하락장에서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 변동장세에서는 유리하지만,역으로 강한 상승장에서는 평균 매입가 상승으로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투자자가 분할매수를 통해 줄일 수 있는 리스크가 어느 정도 제한돼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경제 전반적인 상황에서 나타나는 본질적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그리스 재정위기와 같은 리스크가 발생하면 펀드 운용 자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이를 감안한 투자자의 최종적인 투자결정이 중요하다. 아울러 개별 펀드별로 운용전략 및 운용기간이 다른 만큼 투자자들은 투자설명서를 꼼꼼히 살펴보고,본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펀드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임정재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 액티브운용팀장 jeongjae.im@shbnpp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