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6월 국민들의 노후생활 안정이라는 목적으로 도입된 개인연금 제도가 올해 18년째를 맞는다. 개인연금 제도가 도입 초기에는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장기 연금 상품으로서 가치보다 '소득공제,비과세'라는 세제혜택 상품에 투자자들의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한국사회가 고령화하면서 은퇴 후 노후 준비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자 요즘은 세제 혜택보다 연금 상품 고유의 특성이 더 주목받고 있다. 관련 제도의 변경도 연금상품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을 변화시키는 데 한몫했다. 초기 도입된 개인연금 상품은 연간 납입액의 180만원 한도로 납입액 40%에 소득공제 혜택을 줘 최대 72만원의 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었고,연금 수령시에도 비과세 혜택이 있었다.

하지만 2001년부터 도입된 연금저축에는 연간 400만원 한도로 납입액 전액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주지만 해지하거나 연금 수령시 세금을 징수하고 있다. 납입기간 중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해 연금상품을 통한 노후준비를 권장하고,향후 연금으로 수령시 세금을 징수하는 과세이연제도로 바뀐 것이다. 연금으로 수령하지 않고 중도해지하는 경우 과세율을 높여 중도해지를 어렵게 해 연금 상품 본연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강제하고 있다.

◆개인연금펀드,고수익 · 절세효과 누리는 일석이조 상품

2000년 65세 노인인구가 7.2%를 기록하면서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은 2019년 고령사회,2026년 초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빠르게 고령화하는 시대에 맞춰 한발 먼저 노후생활에 대해 고민하고,연금저축펀드 등을 통해 탄탄한 노후 대비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은퇴 후 20년간 매월 200만원의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가정한다면 노후생활을 위해 총 필요자금은 5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저금리 시대에 안전자산인 정기예금,채권형펀드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자산증대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노후자금 준비 및 적극적 자산증대를 위한 장기적인 연금저축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

연금저축은 공적연금 이외 노후 준비자금 마련 수단과 절세상품으로 꼽힌다. 연금저축 상품에는 연금저축보험과 연금펀드,연금신탁 등이 있는데 연금펀드는 다른 상품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상품은 확정금리형 상품보다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로 투자하는 것이 절세효과를 누리면서 고수익도 추구할 수 있다. 또한 연금저축펀드는 만55세부터 연금 수령이 가능하기 때문에 은퇴 후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수령시기인 60~65세까지 소득 공백기를 메울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10년 이상 적립하면 만 55세부터 5년 이상 수익을 나눠 받을 수 있고,연간 400만원 한도 내에서 연말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 가능하고,가입한도는 분기당 300만원이다. 가입한도는 단일 상품이 아니라 금융권 전역에 걸쳐 가입돼 있는 연금저축상품의 총액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퇴직연금이나 다른 연금상품에 가입돼 있다면 상품별로 납입 금액을 조절해야 한다.

연금저축펀드를 중도에 해지하거나 연금을 일시금으로 받는 경우에는 기타소득으로 간주돼 22%의 세금이 부과된다. 가입 후 5년 이내 중도 해지하는 경우에도 중도 해지세 2.2%가 부과된다. 따라서 연금펀드를 해지할 때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연금을 수령할 때도 한번에 다 받는 것보다는 매월 꾸준히 나눠서 받는 게 유리하다. 연금펀드 계좌를 여러 개 만들어 불가피하게 해지해야 한다면 한두 개 계좌만 해지하는 방법도 중도해지에 따른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시기별로 주식,혼합,채권형 전환가능

연금저축 펀드는 투자대상에 따라 주식형,채권형,혼합형 펀드 및 해외펀드 등 다양한 상품이 나와 있다. 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면 분할매수에 따른 적립식 효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형 상품이 가장 인기가 많다.

연금저축펀드는 대부분 펀드 간 전환권이 부여되는데 가입자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가입 후 50세까지는 주식형펀드로 적극 운용하고,50세부터 연금으로 수령하기 전까지 혼합형 펀드로 전환해 위험을 낮춰 운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는 시점부터 채권형 등으로 전환해 안정적인 연금 수령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또는 주가가 조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 주식편입 비중이 낮은 혼합형이나 국공채형으로 전환해 투자할 수도 있다.

연금저축펀드는 최소 10년 이상 유지해야 하는 장기 투자상품이다. 따라서 본인의 투자 성향과 향후 자금 사용 계획 등에 따라 적합한 상품을 골라야 한다. 상품을 선택할 때는 투자하고자 하는 펀드의 과거 운용 성과뿐만 아니라 성과의 변동성,펀드 운용사의 운용 능력 등을 따져보고 들어가야 한다.

최효종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부 이사 hyojong@hanadae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