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삼동 르네상스서울호텔 인근에서 분양 중인 주거형 오피스텔 '역삼 마에스트로'는 당초 안마시술소였다. 경기 침체 등으로 안마시술소 영업이 부진하자 땅 주인 A씨는 기존 건물을 허물고 64실 규모의 오피스텔을 짓고 있다. 테헤란로 이면도로인데다 요즘 인기가 높은 주거형 소형 오피스텔이어서 분양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테헤란로 이면도로 부동산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안마시술소 모텔 등 유흥업소들이 오피스텔,비즈니스호텔,도시형 생활주택 등으로 빠르게 교체되는 분위기다.

◆변화 바람 거센 이면도로

변화의 바람은 테헤란로 남북을 가리지 않는다. 남쪽 이면도로 한국은행 강남본부 인근(역삼동 718) 안마시술소는 10층짜리 오피스텔로 변신 중이다. 외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임차인을 모집하는 현수막이 상층부에 걸려 있다. 옆으로 나란히 붙은 건물은 전부 모텔들이다. 이 건물 관계자는 "26㎡(8평) 전후의 원룸형 오피스텔"이라며 "입주자 선호도에 따라 주거나 오피스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역삼동성당 인근(역삼동 720)에 지어지고 있는 오피스텔은 원래 모텔이었다. 이곳에 현대엠코가 지하 3층~지상 11층짜리 오피스텔(70실)을 올리고 있다. 8월 완공 예정으로 이미 분양이 끝났다. 주변엔 지금도 모텔이 즐비하다.

북쪽 이면도로에서도 신축 중인 건물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역삼동 642의 5층짜리 업무 · 근생시설은 19층 규모 비즈니스호텔로 변신 중이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지주가 땅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수요가 많은 비즈니스호텔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마다르네상스호텔 인근 먹자골목 B모텔의 경우 토지주가 한미글로벌을 시공사로 주거형 오피스텔을 지을 예정이다.

◆"변화 속도 빨라질 것"

유흥업소가 변신에 나서는 것은 장사가 신통치 않아서다. 모텔을 오피스텔로 바꿀 예정인 C씨는 "모텔을 지어 전문 사업자에게 통임대를 주고 있었다"며 "임차인이 보증금을 모두 까먹은 뒤 잠적해 새로운 건물을 짓기로 했다"고 말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잇단 단속과 뇌물 사건 등으로 유흥업소들이 제재를 당하는 등 영업 환경이 나빠진 것도 원인이다.

이면도로 부동산시장의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중소형빌딩 자산관리 전문업체인 글로벌PMC의 김용남 사장은 "대다수 업종의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회사 돈을 흥청망청 쓰는 문화도 사라지고 있어 이면도로 부동산시장의 모습이 계속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분양대행사 나비에셋의 곽창석 사장은 "수익성이 악화된 유흥업소를 매물로 내놓은 지주들이 의외로 많다"며 "테헤란로 이면도로의 변신은 이제 시작 단계"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