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공장에서 주력제품군의 하나인 핸들러를 제조하게 된 것은 생산기지를 일본에서 한국으로 옮겨오는 첫단추에 불과해요. 수년 내에 천안공장이 아드반테스트의 주력 공장이 될 겁니다. "

한철희 아드반테스트코리아 대표(사진)는 11일 "내년부터 일본 본사에서 메모리 반도체용 핸들러 생산을 중단하고 천안공장에서 제품 전량을 생산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인 일본 아드반테스트의 한국지사인 아드반테스트코리아는 천안공장에서 생산한 핸들러를 국내 반도체 기업에 최근 납품했다. 또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조만간 납품할 예정이다. 핸들러는 반도체 검사장비인 테스터시스템과 연동해 반도체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운송장비다. 아드반테스트의 메모리 반도체 검사장비 세계시장 점유율은 80% 안팎이다.

1996년부터 천안공장에서 반도체 검사 주변장비를 생산해온 아드반테스트코리아는 지난해 10월 K프로젝트팀을 꾸려 일본 본사로부터 핸들러 생산기술을 이전받았다. 천안공장에선 올해 40여대의 핸들러를 생산,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에 납품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일본 군마현 공장에서 메모리 반도체용 핸들러 생산을 중단하면 천안공장 생산량은 연간 150대 안팎으로 늘어나게 된다.


아드반테스트가 주력 제품군 생산을 한국으로 이전하는 것은 글로벌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 대표는 "천안공장의 생산원가는 일본 공장의 60%에 불과하다"며 "일본에서 생산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더 이상 어렵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 검사장비 시장에서 세크론 테크윙 미래산업 등 한국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생산을 고집하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과 원활한 협업을 위한 것도 생산기지 이전의 배경이다. 한 대표는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과 장비 공동개발도 용이해져 생산기지 이전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드반테스트는 중장기적으로 메모리 반도체용 검사장비를 한국에서 전량 생산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검사장비 생산은 일본 군마현 공장에서 맡고 메모리 반도체 검사장비는 천안공장에서 전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드반테스트코리아는 부품 국산화 작업에도 착수했다. 8000여개에 달하는 핸들러 부품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서다. 한 대표는 "현재 핸들러 부품 국산화율은 25%에 불과하지만 연말까지 70%로 높이고 중장기적으로는 10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기업 특유의 철저하고 꼼꼼한 품질관리 노하우와 기술력을 한국 부품업체들에 전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