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11일 귀국한 이명박 대통령은 이르면 14일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을 교체 하고 대북 정책 기조 변화를 모색하는 등 국정 운영에 고삐를 죌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국정 장악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게 청와대 참모들의 시각이다.

차기 법무부 장관에는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사퇴한 김준규 검찰총장 후임을 놓고는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과 차동민 서울고검장이 '2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금명간 이명박 대통령에게 장관직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장관도 교체대상이다. 이들은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교체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장관 후임엔 박형준 대통령 사회특보 등이,통일부 장관엔 류우익 전 주중 대사 등이 각각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남북관계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청와대는 내달 8 · 15 경축사에 대북 정책 기조 전환 내용을 담는다는 방침 아래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지난 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15기 출범식에서 '천안함 연평도에 머물 수 없다'고 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북한에 대해 전향적 자세 변화를 요구한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도 이제는 뭔가 변화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를 넘기면 남북관계의 대전환과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며 "대북 정책 기조 변화 방향을 놓고 이 대통령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장관 등 정부 대북라인 교체설이 나도는 것도 대북 정책 변화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게 청와대 안팎의 관측이다. 일각에선 대북 비밀 접촉설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새 지도부와의 관계 설정도 당면 과제다. 한나라당은 법인세 추가 감세 철회를 사실상 당론으로 정하면서 'MB노믹스'에 정면 도전을 선언했다. 임태희 대통령 실장은 최근 "당이 중심임을 인정하되 원칙에 반하거나 포퓰리즘적 사안에는 분명히 반대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당의 입장을 존중하겠지만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비롯한 시급한 국가적 과제에 대해선 우리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