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스트리커(미국 · 사진)가 미국 PGA투어 존디어클래식(총상금 450만달러)에서 극적인 승부를 펼치며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스트리커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실비스의 디어런TPC(파71 · 7257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22언더파 262타로 우승컵을 안았다.

PGA투어 역사상 한 대회를 연속으로 세 번 우승한 선수는 2차대전 후 열 번째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한 대회 3연속 우승을 여섯 번이나 거뒀으며,아널드 파머도 두 차례나 이 같은 기록을 세웠다. 이외에도 잭 니클라우스,톰 왓슨,벤 호건 등 시대를 주름잡은 선수들이 이 같은 기록을 만들어냈다.

44세인 스트리커는 올해 PGA투어에 데뷔한 카일 스탠리(23 · 미국)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플레이를 펼친 끝에 마지막 18홀에서 극적으로 1타 차 승리를 거뒀다. 스트리커는 후반 9개홀을 남겨두고 2위와 5타 차 1위를 달려 대회 3연패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15번홀과 16번홀에서 연속으로 보기를 범하며 주춤하는 사이 스탠리가 후반 6개홀에서 5개의 버디를 잡으며 스트리커를 2타 차로 밀어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스트리커의 손을 들어줬다. 막판 집중력이 떨어진 스탠리가 17번홀에서 티샷을 숲으로 떨어뜨리고 가까스로 파로 막은 뒤 18번홀에서 2.7m 파 퍼트를 놓치면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스트리커는 17번홀에서 4.6m 거리의 버디를 잡으며 1타 차로 따라잡았다. 스트리커가 18번홀(파4)의 페어웨이 왼쪽 벙커에서 친 세컨드샷은 핀을 지나 프린지 지역에 떨어졌다. 스트리커는 핀까지 7.6m 거리의 프린지에서 과감하게 퍼터를 잡았고 볼을 정확하게 홀 안으로 떨어뜨려 1타 차로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스트리커는 "정말로 힘든 경기였다. 믿을 수 없는 마무리였다"면서 "캐디 지미 존슨이 끊임없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독려해 줬던 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스트리커는 올 시즌 2승째를 올렸으며 총 11승을 기록했다. 그는 3년 연속 두개 이상 대회에서 우승하는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3년 연속 두 개 이상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2000년대 들어 우즈와 필 미켈슨,비제이 싱,어니 엘스가 전부다.

이번 대회에서 매트 맥퀼런(캐나다)과 잭 존슨이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로 공동 3위,찰스 호우웰 3세와 체즈 리비(이상 미국)가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강성훈(24)이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로 공동 12위를 기록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