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11억 황금시장 탐구] (上) 도요타·GM, 印 소형차 공략 가속페달…현대차와 '빅매치'
"1주일에 6일,3교대로 8시간씩 작업하며 하루 24시간 완전가동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내수 물량이 부족해 올해부터는 수출 비중을 40%에서 30%로 줄일 계획입니다. "

박한우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장(부사장)은 "그동안 인도에서 내수시장 공략과 글로벌 소형차 생산허브 전략을 동시에 추구해왔지만 올해부터는 내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은 한국국제경영학회,한국국제경영관리학회가 지난 4~10일 인도 첸나이와 뉴델리에서 연 하계학술대회를 동행 취재하며 경영학자들의 눈을 통해 국내 기업의 진출 전략과 인도시장 전망을 살펴봤다. 이 행사에 참가한 80명의 경영학자들은 현대차 인도 공장 등을 방문해 성공 요인을 진단하고 향후 전략도 제시했다. 정진섭 충북대 경영학과 교수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넘어오고 있다"며 "글로벌 메이커들이 한판 승부를 벌이는 곳이 바로 인도"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車메이커,인도시장 공략

[인도 11억 황금시장 탐구] (上) 도요타·GM, 印 소형차 공략 가속페달…현대차와 '빅매치'
지난해 인도 자동차시장 규모는 200만대 수준이다. 미국,중국의 20%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외국기업 14개,토종기업 3개 등 모두 17개 자동차 메이커가 연간 400만대(수출 포함)를 생산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홍재 자동차산업연구소장은 "연간 10% 이상 성장하면서 2015년에는 시장 규모가 300만~4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며 "글로벌 메이커들이 금융위기 이후 인도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도요타는 지난해 말 인도 전략 모델인 '에티오스(1200㏄ · 1000만원 안팎)'를 출시,마루티스즈키와 현대차가 장악하고 있는 소형차시장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도요타는 15만대 체제(에티오스 8만대)를 내년에 21만대로 확충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소형차 생산공장을 본격 가동한 닛산은 1조원을 추가로 투자,8만대에서 40만대로 확대한다.

이성봉 서울여대 교수는 "닛산은 2014년 목표로 380만원대의 미니 차종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소형차시장의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내다봤다. 2개 공장을 가동 중인 GM은 24만대 체제를 2013년까지 60만대 체제로 확대한다. 포드는 제2공장을 검토 중이다. 푸조도 첸나이 공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점유율 1위(47%)인 마루티스즈키는 현재 120만대 체제를 2013년까지 170만대로 늘릴 예정이다. 200만원대의 미니카 '나노'를 개발해 주목받은 타타는 이탈리아 디자인 및 엔지니어회사,노르웨이의 전기차 업체를 인수했다.

◆현대차 풀 라인업 체제

박 부사장은 "글로벌 메이커들이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고품질과 탄탄한 딜러망을 갖춘 현대차를 쉽게 넘보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인도시장에서 현대차 브랜드 인지도는 80%에 달한다"며 "소형차 부문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이 현대차 인도법인의 지속성장 기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인도시장 점유율은 20% 수준이지만 상트로,i10,i20 등 소형차 시장점유율은 24%에 이른다.

박 부사장은 "지속성장 기반인 소형차 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말 800㏄급 소형차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라며 "이 신차가 소형차 부문에서 리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싼타페를 현지 생산하기 시작했고 내년에는 아반떼와 쏘나타를 생산할 예정"이라며 "인도에서 풀 라인업을 갖춘 첫 번째 자동차 메이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는 내수에도 초점을 둘 예정"이라며 "현재 60%대인 내수 비중을 70%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첸나이=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