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형랩이 올 상반기 코스피지수보다 13%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자문사별로는 케이원투자자문의 랩 상품들이 상반기 수익률 상위 1~5위를 휩쓸었다. 다만 자문형랩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시장 대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하반기에도 양호한 성적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규모가 100억원 이상이고 운용 기간 6개월을 넘긴 이 증권사 22개 자문형랩 상품의 올 상반기 평균수익률이 15.68%로 집계됐다고 11일 발표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2.42%)보다 13.26%포인트 높은 수치다. 조사 대상 22개 랩 중 상반기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초과 달성한 상품은 21개에 달했다. 6월 말 기준 1년 평균수익률은 39.97%로 코스피(23.69% 상승) 대비 16.28%포인트 초과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원투자자문 상반기 수익률 약진

이보경 삼성증권 고객자산운용담당 상무는 "올 상반기엔 일본 대지진,미국의 2차 양적완화,세계 경제의 더블딥 우려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컸지만 자문형랩은 이른바 '차 · 화 · 정'(자동차 · 화학 · 정유) 등 핵심 소수 종목을 장기보유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현금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전략을 통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상품별로는 케이원의 2020K,블랜드 집중형,중소형 분산형 등이 1~5위를 모두 차지했다. 2020K가 상반기 22.65%의 고수익을 기록한 것을 포함해 이들 5개 자문형랩의 평균 수익률은 21.5%에 달했다. GS자산운용의 브랜드집중1호 및 2호도 14%대 수익률로 선전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케이원의 자문형랩은 올 3월 일본 대지진 이후 국내 증시에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는 동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업종과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대거 편입시켰다"며 "현재는 화학 및 소재업종 비중을 50% 수준으로 유지하는 한편 현금비중은 다소 늘리면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는 리스크 관리 전략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단기수익률은 증시 대비 저조

하지만 삼성증권 자문형랩의 최근 단기수익률은 증시 평균보다 낮은 상태로 부진하다.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증권 자문형랩의 1개월 수익률은 -3.86%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1.95%)의 2배에 달한다.

예를 들어 브레인의 그로쓰집중형1의 1개월 수익률은 -3.05%(5일 기준)를 나타내고 있다. 케이원의 2020K도 같은 기간 0.42% 하락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자문형랩의 운용 성격상 시장 변동성에 취약성을 드러내면서 증시 조정기 손실폭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문형랩 간 성과 차별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해 수익률 연속성이 있는 상품을 골라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