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강자의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을까. '아이온'과 '리니지'시리즈를 앞세운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6497억원,영업이익 2429억원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 하반기에 '디아블로3' '아키에이지' 등 대작 MMORPG의 출시가 임박해 엔씨소프트가 계속 1위 자리를 지켜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이온은 엔씨소프트의 캐시카우다. PC방 조사기관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2008년 11월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아이온은 129주째 PC방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올해 1분기까지 세계적으로 5849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이 게임은 가상 세계에 살고 있는 천족(天族)과 마족(魔族),그리고 이들을 위협하는 용족(龍族) 간의 갈등을 기본 줄거리로 한다. 아이온의 가장 큰 인기 비결로는 탄탄한 게임 배경과 이에 따른 게임 속 시나리오가 꼽힌다. 천계와 마계를 대립시키고 여기에 여러 게임 미션들이 맞물려 완성도 있는 스토리텔링을 구사하고 있다. 여기에 이용자 레벨별로 주어진 미션은 게이머를 한층 더 몰입시킨다.

게임 캐릭터를 이용자의 입맛에 맞게 만들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시스템도 눈에 띈다. 게이머는 캐릭터 신체 부위를 세세하게 설정할 수 있어 세상에 유일한 캐릭터를 가질 수 있다.

아이온은 그동안 온라인게임의 캐릭터 간 전투 및 이동이 2차원적인 움직임이었던 데 비해 캐릭터가 하늘을 나는 비행시스템을 도입한 첫 입체영상(3D)게임이다.

2010년 2월부터는 이용자 편의를 위해 게임 캐릭터 중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아이온 아바타북'을 홈페이지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게임 속 이용자의 분신인 아바타(캐릭터)가 다른 아바타와 관계를 맺고 자신의 게임 기록을 비롯해 각종 정보들을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다. 또 게임 안에서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로그인해 게임과 트위터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아이온 트위터'도 서비스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지금까지 총 아홉 번 아이온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가장 최근의 업데이트는 지난 12일 실시한 '데바 대 데바(데바 vs 데바)'버전이다. 새로운 콘텐츠인 '제3 템페르 훈련소'가 추가됐다. '제3 템페르 훈련소' 안에는 이용자 외에는 모두 적이 되는 '혼돈의 투기장','고독의 투기장' 등 개인별로 생성되는 게임 공간(인스턴스 던전)이 존재한다.

아이온은 2008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2009년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에서는 '최고 온라인 게임상',북미 최대 게임축제 팍스에서는 '최고 MMO 게임상'을 받았다.

아이온과 함께 리니지1 · 2는 엔씨소프트의 '빅3'로 불린다. 리니지 시리즈로 엔씨소프트는 국내 대표적인 게임업체로 자리매김했다. 리니지1은 최초로 공성전 시스템을 도입한 그래픽 머드(MUD · Multi User Dungeon) 게임이다. 게임 시나리오는 신일숙 씨의 원작 만화 '리니지'에서 비롯됐다. 1998년 첫 상용서비스를 시작했고 15개월 만에 최초로 100만명 회원 온라인게임 시대를 열었다. 1998년 대한민국 게임대상,2002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수출상 등을 받았다. 단일게임으로 출시 13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기록했다. 웅장한 공성전과 함께 캐릭터끼리 혈맹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활동이 이 게임의 특징이다. 3~6개월 단위로 새로운 에피소드가 업데이트돼 사용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게임을 즐기고 있다. 올 10월 출시 8주년을 앞둔 리니지2는 지금은 보편적인 전체 3D 게임의 시초로 올 1분기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리니지 시리즈,아이온에 이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게임은 '블레이드앤소울'이다. 30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게임은 지난 5월 첫 비공개 테스트에서 동양적 정서를 담은 수준 높은 그래픽과 호쾌한 액션 장면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무협적 요소가 많아 세계 최대 온라인게임 시장인 중국에서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태국의 무에타이,중국의 팔극권,일본의 발도술 등 현실감 있는 액션 동작을 맛볼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 게임으로 지난 5월 중국 최대 게임업체인 텐센트와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