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외국인과 기관 매물 부담에 하락폭을 키워 2110선을 위협받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우려에 외국인이 열흘 만에 '팔자'로 돌아섰고 기관도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12일 오후 1시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5.57포인트(2.11%) 떨어진 2111.59를 기록 중이다.

이탈리아 재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급락 마감한 가운데 이날 코스피지수도 2130선으로 밀려나 장을 시작했다. 이후 지수는 수급선인 60일 이동평균선(2121)을 밑돈 데 이어 2110선도 위협받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340억원, 1394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개인이 424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프로그램은 매수 우위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강도가 최근일 대비 눈에 띄게 약화됐다. 차익거래는 18억원, 비차익 거래는 167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185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의약품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하락하고 있다. 증시 급락에 증권업종이 3%대 밀리고 있고 운수장비, 화학이 각각 3%, 2%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내림세다. 시총 20위권 내에선 롯데쇼핑 만이 강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잠시 잊혔던 대외악재들이 다시 불거지면서 증시가 한동안 부침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관망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면했던 변수들이 한꺼번에 증시에 반영되면서 단기 가격 조정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 국채 발행한도 증액 합의와 이탈리아 등 유럽 재정위기 관련 해결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다시 시장이 리스크에 초점을 맞추는 국면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에 코스피지수 2100선 하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번주 옵션만기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 EU(유럽연합)의 2차 스트레스 테스트 등 다양한 이벤트를 거치면서 추가 조정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로존 재정위기 사안이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미국 국채 발행한도 증액 문제도 이달 말까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증시가 다소간의 조정을 거쳐 2050선 부근까지 밀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선 이탈리아 재정위기가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데 전문가들은 무게를 두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막은 상황에서 이탈리아 문제를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