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경제까지 뚜렷한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성장을 거듭해온 중국도 올해부터 3년 연속 성장률이 둔화되는 반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높아져 글로벌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1일(현지시간) 월간 복합선행지표(CLI) 동향을 발표하고 독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과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의 경기 사이클이 일제히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OECD는 지난달 호조세를 유지했던 미국도 성장세가 꺾이면서 하강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조짐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대지진의 영향으로 일본도 경기 둔화 신호가 감지됐다고 OECD는 평가했다. 일본 중앙은행은 12일 올 회계연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0.6%에서 0.4%로 0.2%포인트 내렸다.

글로벌 경제의 성장 동력이었던 중국에서도 빨간 불이 켜졌다. 중국 일간 경제시보에 따르면 왕젠 중국거시경제학회 비서장은 최근 칭화대 경제연구중심과 홍콩과기대 경제발전연구중심이 '경기 둔화 무엇을 의미하나'라는 주제의 포럼에서 중국 경제 성장률이 '9-8-7'의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9% 안팎으로 떨어지는 데 이어 내년 8%,2013년엔 7% 수준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은 10.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왕 비서장은 세계 경제가 2013년 잠시 회복했다가 다시 하락세로 접어드는 '더블딥'에 빠지고 중국도 이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며 중국 경제가 내우외환 속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4%로 3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왕 비서장은 "돼지고기 가격 급등으로 CPI가 오는 11월 연중 최고치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발표된 6월 은행 신규 대출이 6339억위안으로 예상치(5950억위안)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나 유동성 증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중국이 13일 발표하는 2분기 경제성장률은 9.4%로 1분기(9.7%)에 비해 둔화된 것으로 다우존스는 추정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