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바젤3 유동성규제'로 금리장사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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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상품 업그레이드 할 전환기 진입
은행 업황 전망
은행 업황 전망
요즘 증권시장에서 은행주의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 않다. 지난달부터 지난 8일까지 한국거래소 은행업종 지수는 2.7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76% 오른 것과 비교된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중소형 건설회사 법정관리 신청,상호저축은행 사태 등 부정적 뉴스와 함께 성장성 둔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최악' 벗어날 전망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 해운 건설업종을 중심으로 한 세 번의 기업 구조조정 우려로 은행업종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한때 0.6배까지 하락했다. 이 기간 은행권의 부실 관련 대손비용은 2009년 8조1000억여원,2010년에는 9조4000억여원이 발생했고,순이익은 2009년 4조9000억여원,2010년 6조9000억여원에 머물렀다.
은행권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난 2월 대기업 계열 건설회사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다시 불거진 끝에 지난달 4차 기업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 예고로 PF 관련 자산 부실화가 은행 자산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왔다. 이에 따라 은행업종의 1분기 순이익은 전분기보다 240% 늘어난 3조4000억여원에 달했지만,업종지수는 하락해 시장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우선 건설사 PF 대출에 대한 건전성 악화가 우려만큼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건설사를 압박했던 단기 유동자금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차환이 예상보다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어 은행으로 부실이 전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구조조정도 정부 지원 아래 시간을 두고 처리할 예정이어서 단기적으로 은행 자산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은행업종의 대손비용 부담이 크지 않아 2분기 순이익 규모는 4조3000억여원으로 사상 최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 저성장 국면 진입
여러 긍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은행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은행산업 환경 자체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게 대출 부문의 성장세 둔화다.
국내 은행들은 크게 보면 구조적 전환기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에는 호황기에 과감한 대출 드라이브를 걸고,불경기에 이를 회수하거나 억제하는 방식으로 경기 순응적인 행태를 보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과도한 대출 성장을 추진할 수 없는 규제 환경에서 경쟁해야 한다.
대표적인 규제가 양도성 예금증서(CD)를 제외한 예대율이 100%를 넘지 못하도록 한 것과 '바젤3 유동성 규제'다. 이런 규제의 핵심은 고객으로부터 조달한 예금의 증가 범위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대출을 늘리도록 해 과도한 대출 증가를 억제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CD 은행채 등을 통한 시장성 자금 조달의 기회비용을 높여 예금을 통한 대출 성장만 가능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2000년에서 2010년까지 10년간 명목 국내총생산(GDP) 연평균 증가율이 6.87%였으며,같은 기간 은행 총 수신은 연평균 8% 증가했다.
연도별로 명목 GDP 증가율의 1.2~1.4배 수준인 예금 증가율을 감안할 때 앞으로 두 자릿수 대출 증가율은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바젤3 자본 규제 역시 후순위채와 하이브리드채권,또는 상환우선주보다는 납입자본금 등 순수한 핵심 자본을 통해서만 자본금을 늘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은행업 본질로 회귀하도록 규제의 방향이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새 동력 발굴로 성장 둔화 극복해야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올해 은행들의 이익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 · 장기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은행들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과 기존 수익모델 업그레이드를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경쟁보다는 차별화한 금융상품과 서비스 개발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해외 진출 역시 글로벌 금융회사와 비교해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 없이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 아울러 은행 간 또는 은행 · 비은행 부문 간 시너지 확대를 위한 기업 인수 · 합병(M&A)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가 늦어지고 우리금융지주 입찰이 사모펀드(PEF) 위주로 진행되는 점도 은행업종에 긍정적인 소식으로 보기 어렵다. 시중은행들이 대형 M&A를 통해 질적 · 양적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kifire@eugene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