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증가로 회사채시장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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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금융채 비중 55%…한신정 "기업 자금조달 방해"
은행이 대출 재원의 상당 부분을 예금 대신 손쉬운 은행채 발행에 의존하면서 '구축효과'가 발생해 기업들의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한신정평가에 따르면 은행채 캐피털채 카드채 등의 금융채가 전체 회사채 발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5.1%(102조원)로 2009년 38.0%보다 크게 높아졌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나섰던 금융회사들이 기업의 자금 수요 증가에 발맞춰 채권 발행을 늘린 결과다.
금융채가 시중 자금을 흡수하면서 일반 회사채시장은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 회사채 발행액(ABS 제외)은 52조원으로 2009년 56조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은행 입장에선 은행채 발행으로 들어온 돈은 예금과 달리 지급준비금을 쌓지 않아도 돼 상대적으로 큰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자금 공급이 제한된 탓에 금융채 비중의 과도한 확대는 기업들의 직접금융시장 참여 기회를 빼앗을 수 있다. 한신정평가에 따르면 공기업과 금융회사를 제외한 회사채 발행 기업 수는 2000년 423개에서 지난해 341개로 되레 줄어들었다.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회사채의 경우 발행액의 80%가 금융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기업의 우량 회사채는 20%에 불과해 금융회사들이 시중 자금을 싹쓸이한 셈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회사채 시장에 공급되는 자금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금융채의 비중 확대는 일반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고,금융사들의 신용 위험 측면에서도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12일 한신정평가에 따르면 은행채 캐피털채 카드채 등의 금융채가 전체 회사채 발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5.1%(102조원)로 2009년 38.0%보다 크게 높아졌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나섰던 금융회사들이 기업의 자금 수요 증가에 발맞춰 채권 발행을 늘린 결과다.
금융채가 시중 자금을 흡수하면서 일반 회사채시장은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 회사채 발행액(ABS 제외)은 52조원으로 2009년 56조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은행 입장에선 은행채 발행으로 들어온 돈은 예금과 달리 지급준비금을 쌓지 않아도 돼 상대적으로 큰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자금 공급이 제한된 탓에 금융채 비중의 과도한 확대는 기업들의 직접금융시장 참여 기회를 빼앗을 수 있다. 한신정평가에 따르면 공기업과 금융회사를 제외한 회사채 발행 기업 수는 2000년 423개에서 지난해 341개로 되레 줄어들었다.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회사채의 경우 발행액의 80%가 금융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기업의 우량 회사채는 20%에 불과해 금융회사들이 시중 자금을 싹쓸이한 셈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회사채 시장에 공급되는 자금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금융채의 비중 확대는 일반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고,금융사들의 신용 위험 측면에서도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