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표가 '김정권 사무총장' 카드를 밀어붙였다. 유승민 · 원희룡 최고위원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 갈등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홍 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을 골자로 한 당직인선안을 유 · 원 최고위원이 반발하며 퇴장한 가운데 의결했다. '김정권 사무총장' 카드를 관철하려는 홍 대표와 이를 저지하려는 두 최고위원이 고성을 주고받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원 최고위원이 "(안상수 대표 시절) 사무총장 임명을 못하게 한 사람이 누구냐"고 쏘아붙이자 홍 대표는 "그때도 다 임명했다"며 응수했다.

홍 대표가 더 이상 토론이 무의미하다며 사무총장직 임명을 강행하려 하자 유 · 원 최고위원은 "왜 당당하게 하지 못하냐"며 의결 직전 회의장을 나갔다.

이에 따라 홍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나경원 · 남경필 최고위원,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5명이 인사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들은 '김정권 사무총장'을 수용하는 대신 △국민경선제 도입 △현역의원 평가를 위한 공정한 기준 마련 △예측 가능한 공천 일정 마련 △관련 당헌 · 당규 개정 등에 합의하고 합의 사항을 내달 중 마무리짓는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유 · 원 최고위원은 홍 대표의 당직인선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유 최고위원은 "굳이 마음 편한 분을 기용하려면 사무1부총장에 임명하고 대신 사무총장은 계파색 옅은 3선 의원을 임명하는것이 공정 공천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사무총장을 정치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 최고위원도 "전례 없는 의사결정을 하고 이를 강행한 데 대해 전례 없는 사태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더 이상 당내 인사 문제로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며 "당직과 관련된 어떠한 논쟁도 하지 않겠다"고 정면 돌파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주요 당직 인선도 마쳤다. △전략기획본부장 차명진(재선 · 경기 부천소사) △홍보기획본부장 심재철(3선 · 경기 안양 동안을) △인재영입위원장 주호영(재선 · 대구 수성을) △대변인 김기현(재선 · 울산 남을) △대표비서실장 이범래(초선 · 서울 구로갑)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