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1999년 미국 워싱턴에 1년여간 머물며 서로 '형님,동생'할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 이 대통령과 홍 대표는 각각 1998년 말과 1999년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내놓고 워싱턴으로 건너갔다. 당시 홍 대표가 이 대통령 집에 한동안 얹혀 살 정도로 두 사람 사이는 각별했다. 지난 대선 경선 때 후보로 나서 얼굴을 붉혔던 두 사람이 13일 대통령과 여당 대표 신분으로 청와대에서 만나는 만큼 회동 결과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우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등 사정라인 인선에 대해 홍 대표에게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에 권재진 민정수석을 기용한다는 방침이나 민주당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관리해야 하는 법무부 수장으로 대통령 측근은 안 된다"(손학규 대표)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홍 대표는 청와대 참모가 감사원장 등 독립된 기관의 수장이 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장관 발탁은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구 · 경북(TK) 출신의 권 수석이 장관으로 기용되면 검찰총장은 비(非)TK출신의 차동민(경기) 서울고검장과 한상대(서울) 서울중앙지검장이 유력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엔 노환균 대구고검장이 거명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르면 14일 검찰총장 인사를 할 예정이다.

홍영식/김형호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