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메이커]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 "지도부 자기희생 해야 내년 선거 승리"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사진)은 김효석 의원의 호남 불출마 선언에 대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당 지도부가 좀 더 자기 희생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12일 말했다. 당 안팎에서 커지고 있는 호남 물갈이론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한 뉘앙스다. 천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차기 총선과 대선 룰을 정하는 개혁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전남을 포기하고 서울에서 출마하기로 결정한 것은 굉장히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남 목포 출신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호남의 차세대 주자로 기대를 모았던 천 최고위원은 일찌감치 경기도 안산에 터를 잡았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호남 기득권 포기를 주장하는 데엔 천 최고위원이 적임자"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가 최근 공천개혁안을 만들면서 정치 신인에게 유리한 배심원제와 여성후보자 가산점제를 도입한 것도 '기득권 포기'를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작년 지방선거 때 배심원제는 엉터리였다. 지금은 확실한 적용 기준이 있다"며 "당내 배심원제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있어 정책토론 방식도 가미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총선 때 후보자 경선이 치러지는 지역의 30%에 배심원제를 도입하는 게 개혁특위안의 핵심이다. 배심원제는 여론조사 결과 후보자 간 경합이 치열한 곳에 우선 적용한다. 배심원단의 평가 비율은 30%,나머지는 완전국민경선으로 결정하며,배심원제를 적용하지 않는 70% 지역구에선 완전국민경선제 결과가 100% 반영된다.

배심원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공개정책 토론회 3회가 의무화된다. 이른바 '슈퍼스타K'와 같은 공개 오디션 방식으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배심원은 각 후보자의 점수를 매기는 것이다. '배심원제가 당원의 의결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과 관련,천 최고위원은 "국민이 참여하는 상향식 공천은 좋은 제도지만 능사는 아니다. 조직 동원력이 세고 인지도가 높은 현역이 유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정치 신인들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주기 위해 배심원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개혁특위는 또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자 가운데 15%를 반드시 여성으로 공천하고 경선 시 여성 후보에겐 20%의 가산점을 주기로 결정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