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코스피지수는 대외 악재에 조정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이탈리아 재정 우려에 2% 이상 급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팔자'를 외치면서 코스피는 수급선인 60일 이동평균선(2120) 아래로 밀려났다. 장 후반 내준 2110선도 회복하지 못한 채 장을 마쳤다.

투자심리가 악화된 상황에서 아일랜드 국가신용 등급 강등 이슈는 증시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12일(현지시간)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아일랜드의 신용등급을 기존 'Baa3'에서 'Ba1'로 한 단계 강등했다고 밝혔다. 향후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가 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소식에 상승세로 가닥을 잡았던 뉴욕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외국인이 국내주식 시장에서 열흘 만에 매도로 돌아서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문제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유럽 재정이슈가 확대 재생산되며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도 "대외 이슈에 민감한 외국인 매도강도와 투자심리에 따라 추가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을 우선적으로 감안해야 할 것"이라며 "최근 조정양상과 맞물린 이벤트들을 경계하는 시각이 높아져 투자심리나 수급 여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임 연구원은 "무엇보다 유럽 재정문제에 대한 관심이 크기 때문에 지난해에 비해 엄격하게 진행된 2차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와 이후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조정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차 스트레스테스트 기준과 결과에 따라 유럽 문제가 다시 안도감을 제공할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란 전망이다.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이종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대외 악재로 시장 변동성이 갑작스럽게 확대된데다 옵션만기일까지 예정돼 있다"며 "지난 6월 동시만기일 이후 유입된 7조원 이상의 프로그램 매매에 대한 부담감은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선물투자자가 전날 대규모 순매도에 나서면서 시장 베이시스(현, 선물간 가격차)도 급락했다"며 "프로그램 매매를 둘러싼 변수들의 변화가 급력하게 나타난 점이 만기일에 대한 부담을 키울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막연한 불안감으로 인해 현 시점에서 매도에 동참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박 연구원은 "최근 조정을 통해 유럽 재정이슈에 대한 우려감이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어 한계점들이 극복될 경우 전고점을 뛰어 넘는 상승세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최근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임 연구원도 "이번 주 후반으로 갈수록 악재의 영향력은 완화될 것"이라며 "실적과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을 고려한 분할매수 접근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