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아일랜드 국가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12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58.88포인트(0.47%) 하락한 12446.88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5.85포인트(0.44%) 내려간 1313.64를 기록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2781.91로 20.71포인트(0.74%) 하락했다.

이날 미국증시는 전날 낙폭을 만회하기 위해 장중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혼조세 양상을 나타내다 장 후반 전해진 아일랜드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발표에 낙폭을 키우면서 하락 마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아일랜드의 국가 신용등급을 'Baa3'에서 정크등급인 'Ba1'으로 한 단계 낮췄다. 향후 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유로존 내에서 아일랜드는 그리스, 포르투갈에 이어 정크 등급을 받은 세번째 국가가 됐다.

무디스는 "신용등급 강등의 주요 요인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2013년 후반 아일랜드의 추가 구제금융이 필요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가 3차 양적완화(QE) 조치 가능성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는 소식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연준이 공개한 6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일부 위원들은 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유동성을 공급하는)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다른 위원들은 성장 둔화에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위원들은 긴축 시기를 예상보다 앞당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버트 화이트 LPL파이낸셜 수석투자책임자는 "시장은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관련 논의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이언 랄슨 RBC글로벌 애셋 수석 매니저는 "긍정론자들은 추가 양적 완화 가능성에 대해 열어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5월 무역수지는 적자 502억 달러로 전월 대비 약 15% 적자폭이 확대됐다.

이번에 발표된 무역적자 규모는 2008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400억달러에서 480억달러 수준을 예상한 바 있다.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지면서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지난 2분기 시장 예상치에 거의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은 알코아가 1.3% 하락했고, 부진한 실적 전망에 노벨러스와 마이크로칩은 각각 11%, 12%대로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대비 배럴당 2.28달러(2.40%) 상승한 97.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