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D램에 이어 모바일 D램 가격 하락으로 하반기 선발 메모리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13일 "하반기 모바일 D램 시장은 노키아의 부진에 따른 총 수요 정체, 애플의 시장 점유율 상승을 위한 주요 부품 가격 인하 압박,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1위 업체로의 자리매김을 위한 가격 하향 전략(치킨 게임), 엘피다의 경쟁력 개선에 따른 공급증가 요인 등에 따른 가격 프리미엄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애널리스트는 3분기 중반 이후 PC D램 가격의 하락세 전환에 이어 하반기에 모바일 D램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메모리업체들의 하반기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 전환에 따른 매출 증가와 원가 개선이 예상되나 상반기에 제품 믹스 효과를 가져왔던 모바일 D램 가격 프리미엄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에는 선두 메모리업체들이라 할지라도 하반기에 실적 성장을 이루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아직까지는 국내 메모리업체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해 ‘완만한 개선’을 예상하는 의견들이 지배적이나 대우증권은 오히려 ‘완만한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그는 "더욱이 하반기(특히 4분기) 모바일 D램 가격 프리미엄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경우, 국내 주요 메모리업체의 실적이 적자에 진입할 가능성까지도 대두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3분기 중반 이후에는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 실적 적자 진입 여부에 대한 시장의 치열한 논란이 제기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송 애널리스트는 "최근 메모리시장에 대한 시장의 주된 관심은 하이닉스의 매각 성사 여부, 그리고 새로운 주인이 과연 누가 될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으나 태풍이 지나간 8월 중반 이후 투자가들은 메모리 가격 동향과 분기 실적 전망에 보다 민감해질 것"이라며 "특히 8월부터 PC D램 가격이 안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는 가격 상승 전환이 아닌 일시적 안정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반기 실적 전망에 더 중요한 변수는 PC D램 가격보다는 ‘모바일 D램 가격의 하락 폭과 속도’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하이닉스의 모바일 D램을 포함한 스페셜티 D램의 비중이 이미 70%에 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3분기 메모리 대형주에 대한 투자 전략에 대해 보수적 대응을 권했다. 하반기 메모리 가격 하락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다시 한번 실적 전망 하향과 적자 진입 가능성에 따른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송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메모리 가격의 하락은 후발 D램 업체들에 대한 추가적인 ‘구조 조정’이라는 긍정적 변수를 내포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은 IT 대형주 내에서 디스플레이보다 반도체섹터를 상대적으로 선호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내년 1분기에 메모리 가격의 반등을 가정할 경우 메모리 대형주에 대한 비중 확대 시기는 빠르면 올 4분기 초반에 다시 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