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외 탈루, 탈세 혐의 등으로 홍역을 치뤘던 SSCP가 최근 자회사와 페인트 사업부를 매각하고 전자재료 전문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정현 SSCP 대표이사(사진)는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1973년에 설립된 이후 피혁.섬유.신발용 잉크소재에 주력하다 1990년대 가전제품.자동차 내장재.휴대폰용 페인트 사업을 주력으로 해왔다"며 "시장이 작아지고 있는 페인트 사업을 매각해 전자재료 전문회사로 거듭나고 향후에는 메디컬 소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SCP는 2007년 인수해 2009년 홍콩증시 상장에 성공한 슈람(SCHRAMM Holding AG) 지분을 네델란드 법인인 아크조노벨(AKZO NOBEL)에 전량 매각키로 했다. 아크조노벨은 포춘 500대 기업으로 슈람에 대한 총 평가금액 1억8500만 유로(원화 2887억원)를 기준으로, 은행부채 및 부채성비용 등을 차감한 1억4200만유로(2216억원)에 슈람을 인수키로 하고, 현재 공개매수를 통해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SSCP는 이와 함께 코팅재료사업의 일부분인 페인트 사업을 실사 결과에 따라 543억~775억원에 아크조노벨에 처분키로했다. 하지만 페인트 재료는 아크조 노벨에 계속 공급할 계획이다.

오 대표는 "컨버전스 제품이 나오면서 기존의 CD플레이어가 없어지고 노트북과 핸드폰이 합쳐지는 등 기존의 가전제품.자동차내장재.휴대폰용 페인트 사업은 정점에 있다고 판단, 제 값을 받을 수 있을 때 판 것"이라고 설명했다.

SSCP는 이번 자회사 매각과 페인트 사업부 매각으로 2100억~2333억원의 현금이 유입되게 됐다. 그는 "매각대금으로 부채를 상환하고 운전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며 "연간 110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이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SCP는 PDP, LCD, 태양광, OLED 등 다양한 전자재료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오 대표는 "LCD 가동률은 70~80%에 불과하지만 PDP는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라며 "실버 페이스트를 유일하게 공급하는 등 독점화 체제를 이뤘다"고 했다.

SSCP는 LCD 프리즘 시트 재료를 공급하고 있으며 BLU 도광판이 필요없는 기술도 개발했다. 또 옵셋 프로세스 기술로 태양광 관련 매출도 발생하고 있다.

그는 "OLED 핵심기술에 포함되는 원재료를 시범라인에 남품하고 있다"며 향후 상당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SSCP는 페인트 사업부 매각으로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 2643억원보다 약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내년부터는 크게 늘어 2015년 7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도 힘쓸 계획이다. 오 대표는 "국세청, 관세청 조사로 금융권이 자금 회수로 지난 1년 생존을 위해 상당히 힘들었다"며 "부채상환이 어려워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지만 (추가적인) BW와 주식발행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워런트를 매입 소각해 오버행 이슈를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매각작업이 끝난 이후 주가 상황에 따라 자사주 매입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IR을 적극적으로 해서 외국인 지분율을 20%대로, 기관 지분율을 10%대로 끌어올리겠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