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4학년 김상진 씨(25)는 지난 2~3월 3주 동안 독일 자브뤼켄주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유럽연구소(KIST유럽) 인턴십 과정에 참가했다. 그는 "평소 학부 실험실에서 접하기 힘든 실험도구를 써본 것도 좋았지만 독일 등 다른 문화권 사람들의 생각과 문화를 경험한 것이 더욱 값졌다"고 말했다.

공학교육에도 글로벌 인재 양성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장동식 고려대 공학교육혁신거점센터장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선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와 현지인과의 소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센터마다 맞춤형 전략

공대생의 글로벌 역량 강화는 거점센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각 거점센터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공학도들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김씨가 독일에서 인턴을 한 것은 고려대 공학교육혁신거점센터가 마련한 '국제 이공계 인턴교류 프로그램' 덕분이다. 고려대 거점센터는 독일,프랑스,미국 등 선진국과의 인적 교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장 센터장은 "선진국에서 인턴을 하면 선진 기술을 학생 시절에 익힐 수 있고 전공분야에서 국제적인 실무경험을 할 수도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거점센터는 IAESTE(국제이공계인턴교류협회)에도 가입,매년 10명 내외 학생들의 해외 파견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또 KIST유럽이나 프랑스의 나노기술연구소인 미나텍-지노블 등에 국내 공대생들을 파견 중이다.

성균관대 거점센터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교역국인 중국과의 네트워크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중국 상하이와 항저우 등에서 활동 중인 한국 기업들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14개 대학 32명의 학생들은 기업들의 중국시장 개발 전략,중국의 역사와 문화 체험 등을 통해 글로벌 인재로서의 안목을 넓히는 시간을 가졌다. 2005년부터 한국과 대만 대학생들이 공동으로 융합제품을 설계하는 '학생설계축제'도 매년 열고 있다.

부산대 거점센터는 '미래 시장'인 동남아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학도들을 키워가고 있다. 저개발지역 공학봉사활동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지난 1월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지역 케푸티마을에서 태양광 가로등,우물 정수장치 등 직접 설계한 시설을 설치하는 봉사활동을 했다.

◆"인생을 바꾸는 경험을 했다"

글로벌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인생을 바꾸는 경험을 했다','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기업가가 되기 위해선 해외 문화를 꼭 익혀야겠다'는 등 만족스런 반응을 보였다.

인도네시아 공학봉사활동을 다녀온 부산대 기계공학부 3학년 노영진 씨(22)는 "지금껏 대기업 취직만을 목표로 학점이나 영어성적 같은 스펙 쌓기에 열중한 지루한 삶을 살아왔다"며 "하지만 이번 인도네시아 봉사 경험을 통해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무슨 일을 해야 내가 행복해질지 고민하게 되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