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m 높이의 61층에 만들어진 수영장.그 옆에 설치된 하늘 공원에서 각종 새들이 날아다니고 그 너머의 창문 아래로 구름이 흘러다니는 곳.순금 1t으로 만든 3억위안짜리 황금 황소 동상 아래에서 금으로 만든 숟가락과 그릇으로 식사하는 레스토랑.소설에 나오는 곳이 아니다. 중국 최고의 부자마을이면서 주민공동체로 운영되는 장쑤성 화시춘(華西村)에서 오는 10월부터 영업에 들어갈 5성급 호텔의 이야기다.

중국 경제일보는 화시춘의 74층짜리 진타(金塔)호텔이 완공 단계에 들어섰다고 13일 보도했다. 금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 호텔은 외관벽의 일부를 금으로 칠했으며 내부에도 곳곳에 금을 바르는 등 시쳇말로 금으로 도배했다. 호텔 꼭대기에서 헬기를 타고 화시춘을 선회하는 관광상품도 구상되고 있다.

화시춘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결합한 '자본주의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주민들의 평균 연간소득은 20만위안(3430만원). 중국 평균의 10배다. 가구당 3대의 자가용을 갖고 있고,모든 가구가 최소 445㎡짜리 주택에서 산다. 화시그룹은 선전증시에 상장돼 있다.

1978년 말 이 마을 주민 1000여명이 개인들의 자산을 투자해 마을회사를 만들고 이를 공동 소유하기로 한 게 화시그룹의 시작이다. 매년 지분과 노동 실적에 따라 배당금을 받는다. 2008년 500억위안의 수익을 올린 화시그룹 산하엔 철강 알루미늄 섬유 건설 등 60여개 기업이 있다.

화시춘이 초호화 호텔을 경영하기로 한 것은 서비스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다. 화시춘의 성공 스토리 자체가 관광상품이라는 점에 착안,관광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만들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