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에서 우승하며 '차세대 골프황제'로 부상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한국 골프 대회에 초청하려면 얼마나 들까.

매킬로이가 오는 10월6~9일 천안 우정힐스GC에서 열리는 '코오롱 제54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 상금 10억원,우승 상금 3억원)'에 출전하기로 했다.

2009년 대회에 출전한 매킬로이는 당시 40만달러의 출전료를 받았다. 올해 그의 출전료는 80만달러로 2배나 껑충 뛰었다. 그러나 타이거 우즈(미국)가 보통 200만달러를 받고 해외 대회에 출전하는 것에 비하면 그리 비싼 것은 아니다.

코오롱 측은 매킬로이를 초청하기 위해 4월에 열린 발렌타인챔피언십 때 매니저먼트 회사인 ISM의 처비 챈들러 사장을 만났다. ISM은 매킬로이뿐만 아니라 리 웨스트우드,어니 엘스 등을 관리하고 있다. 챈들러 사장은 한국오픈이 열리는 기간에 중국 10개 골프장에서 열리는 프로암 행사에 참석하기로 해 매킬로이의 출전이 어렵다고 했다.

코오롱 측은 지난달 US오픈 대회장인 메릴랜드주 콩그레셔널CC로 날아가 재차 매킬로이를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매킬로이가 안 되면 마르틴 카이머(독일)나 루크 도널드(영국)를 데려올 계획이었다. 챈들러 사장은 "일정을 조정해보겠다"고 했고 US오픈 개막 직전 "갈 수 있다"는 답을 줬다.

문제는 출전료였다. 코오롱 측은 45만달러 정도를 예상했다. 그러나 '시장 가격'과 격차가 컸다. 현재 세계 랭킹 1위는 100만달러 이상의 출전료를 줘야 한다. 2위부터 5위까지는 75만~85만달러,6위부터 10위까지는 60만~70만달러로 책정돼 있다. ISM측은 코오롱의 45만달러 얘기를 듣고 "말도 안 된다"고 거절했다.

ISM 측은 당시 7위였던 매킬로이의 상품성이 높다며 랭킹 1위 웨스트우드보다 더 비싼 값을 요구했다. ISM은 웨스트우드를 65만달러에 초청하라고 역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오롱 측은 웨스트우드가 발렌타인챔피언십 때 방한한 상태여서 매킬로이를 데려오고 싶었다.

출전료를 놓고 밀고 당기는 협상을 하는 도중 매킬로이가 US오픈 1라운드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자 코오롱 측은 다급해졌다. ISM 측에 "약속은 유효한 거죠"라고 재촉한 뒤 2라운드 도중 출전료를 80만달러로 확정했다. 매킬로이는 최근 초청료가 150만달러로 올라갔다고 한다. 매킬로이는 2009년 방한 때 한국에 좋은 인상을 가졌다고 한다.

코오롱은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 측과도 접촉했다. 우즈는 부상 때문에 내년에 참석하겠다고 했고 미켈슨도 방한해 '유방암 캠페인' 등을 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는 여전히 초청료로 200만달러를 고수했다고 한다.

양용은도 출전해 US오픈에서 맞붙었던 매킬로이와 '리턴 매치'를 벌인다. 매킬로이는 2009년 한국오픈에 출전해 공동 3위를 기록했고 양용은은 작년 대회에서 노승열(20)에게 10타 차 역전 우승을 거뒀다. 작년 미국 PGA투어 신인상을 받은 리키 파울러(23 · 미국)도 나온다. 그러나 한국오픈 1주일 전에 열리는 신한동해오픈에 출전하는 최경주(41)는 불참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