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민 국무총리실장(장관급 · 사진)은 요즘 감투가 많다. 임 실장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금융감독혁신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고 있다. 복지체계 개편을 위한 TF도 이끌고 있다. 최근 검찰 · 경찰의 수사권 조정 회의를 주재했던 것도 임 실장이다. 정보통신기반위원회 등 임 실장이 위원장을 맡은 정부위원회만 10여개다. '당정청 9인회동' 멤버이기도 하다.

임 실장의 감투가 부쩍 많아진 것은 총리실에 이런저런 위원회가 급조된 탓이다. 무슨 민감한 일만 생기면 총리실에 TF를 만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 전 "총리실이 위원회 집합소냐"고 지적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임 실장이 맡고 있는 일은 대부분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들이다.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다. 바쁜 일정에 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도 쉽지 않다.

최근 금융감독혁신 TF가 민간위원의 사퇴로 내홍을 겪으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웬만해선 웃음을 잃지 않는 임 실장의 입에서 종종 격한 발언들이 나오는 이유다. "입이 근지러운 사람들이 많은 모양인데,재봉틀로…." 극비로 진행한 금융혁신TF의 회의 내용이 자꾸 새나간 데 대한 불만 토로다.

한 정부 관계자는 "모든 걸 총리실로 넘기는 건 곤란하다"며 "각 부처가 중심이 돼 대책을 만들고 총리실은 규제개혁이나 부처 간 갈등조정 역할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