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회 브리티시오픈(총 상금 797만달러,우승 상금 143만달러)이 개최하는 영국 남부 샌드위치의 로열세인트조지스GC(파70 · 7211야드).이번에는 어떤 악명을 떨칠까.
브리티시오픈 코스는 △변화무쌍한 바닷바람 △항아리 벙커 △허리까지 올라오는 깊은 러프로 요약된다. 바닷가 코스에서만 개최하는 브리티시오픈은 1950년 이후 9개 코스를 번갈아가며 열리고 있다. 9개 코스 가운데 로열세인트조지스가 가장 어려운 곳으로 손꼽힌다.
로열세인트조지스에는 총 103개의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가장 유명한 벙커는 4번홀 페어웨이 오른쪽에 있는 깊이 15m의 '절벽 벙커'다. 4번홀은 2003년 파4홀이던 것을 29야드 늘려 파5홀로 바꿨다. 올해는 2야드를 줄여서 다시 파4홀로 만들어 '마의 홀'로 둔갑시켰다.
벙커는 단 한번의 실수로 선수를 삼켜버린다. 2003년 대회 첫날 선두권을 달리던 토마스 비욘은 17번홀(파4)에서 세 번째 샷이 그린 뒤 벙커에 빠졌다. 네 번째 샷으로 탈출하지 못하자 화가 나 클럽헤드로 벙커를 쳤다. 벙커를 탈출하지 못한 상태에서 클럽헤드가 모래에 닿으면 2벌타를 받는다. 비욘은 그 홀에서 '쿼드루플보기'를 했다. 비욘은 이 실수를 딛고 마지막 날 다시 선두로 부상했다. 그러나 또 벙커가 발목을 잡았다. 16번홀(파3)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진 뒤 3타 만에 탈출했고 벤 커티스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러프도 악몽이다. 타이거 우즈는 2003년 1번홀에서 첫 티샷이 러프에 빠져 로스트볼이 되면서 트리플보기로 출발했다. 우즈는 이 대회에서 커티스에 2타 뒤진 공동 4위를 기록했다. 트리플보기가 아니었다면 연장전을 벌일 수 있었다.
14번홀(파5 · 547야드)은 티샷 낙하 지점에 수에즈운하가 페어웨이를 지나가고 있다. 드라이버를 잡으려면 캐리로 330야드를 날려야 한다. '2온'을 노리면 OB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최경주는 14일 오후 3시47분(한국시간) 첫 티샷을 날린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