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모니터 제조업체인 코텍의 이한구 회장은 인터뷰 내내 지난 10년간 성장한 회사 매출과 기술력에 비해 주가가 오르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2001년 7월 코스닥 상장 당시 공모가는 6200원.상장 당시 매출(2000년)은 48억원이었다. 지난해에는 매출 1510억원에 영업이익 140억원을 거뒀지만 13일 주가는 8370원에 머물러 있다.

2009년 입주한 인천 송도의 코텍 신사옥에서 만난 이 회장은 "최근 삼성과 LG가 3D(3차원) TV 시장을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지만,코텍은 2008년부터 세계 각지 카지노에 전용 안경 없이 볼 수 있는 3D TV를 공급하고 있다"며 "높은 기술력과 특화된 고객층을 갖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생소한 제품도 낮은 주가의 원인인 것 같다.

"코텍이 제조하는 특수모니터는 TV보다 사양이 높아 일반인들이 자주 접하기 힘들다. 여러 나라 국가기관에 보급하고 있는 상황실용 모니터는 42인치의 액정표시장치(LCD)를 조합해 170인치의 크기를 구현한다.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초음파 진단용 모니터는 말 그대로 의료 장비다. "

▼매출의 60%인 카지노용 모니터의 성장성은 어떤가.

"세계 5대 슬롯머신 제조사 중 4개가 코텍의 모니터를 이용하고 있다. LCD 2장을 겹쳐 숫자가 돌아가는 화면과 바깥 화면을 분리해 자연스럽게 3D를 구현한 것이 핵심이다. 슬롯머신 한 대에 하나만 들어가던 모니터 숫자가 10년 사이 4~5개까지 늘면서 시장도 팽창하고 있다. 모니터 교체 주기도 2년으로 짧다. "

▼2분기와 하반기 실적 전망은.

"2분기에도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전년 동기 대비 30%)의 매출 증가율을 보일 것이다. 하반기는 더 기대된다. 세계 전자칠판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캐나다 스마트사에 70인치와 75인치 전자칠판을 공급한다. 하나의 칠판에서 여러 명이 동시에 작업할 수 있는 '멀티 터치' 기능을 추가한 제품이다. 해당 제품은 판매수익률도 높아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

▼코텍은 고배당으로도 유명하다.

"상장 첫해 주당 50원을 시작으로 계속 배당금을 늘려 지난해에는 주당 250원을 배당해 배당수익률이 3%에 이르렀다. 올해도 지난해 이상의 배당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

▼이익잉여금이 600억원에 달한다.

"특수 모니터 분야에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쓸 예정이다. 특수 모니터는 분야마다 필요로 하는 기술 자체가 달라 지속적인 연구 · 개발이 필요하다. 코텍 임직원의 25%가 연구 인력인 것도 이 때문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군사 및 선박용 모니터를 개발해 회사 가치를 계속 높일 예정이다. "

▼연내에 나올 다른 좋은 소식은.

"국내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의료용 초음파 모니터 납품이 임박했다. 한 ·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관세가 최대 14%까지 사라진다는 점도 호재다. "

▼앞으로의 비전은.

"코텍은 현재 영위하고 있는 분야에서도 10%가 넘는 높은 이익률을 내고 있지만 아직 개척해야 할 분야가 많다. 방송용과 군사용 등 전체 특수 모니터 시장의 40%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분야의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특수 모니터업체도 세계 1위로 도약할 때가 됐다. 해당 목표를 달성하면 콘텐츠와 시스템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갈 생각이다. "

글=노경목/사진=김영우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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