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 한나라당 사무총장(사진)은 13일 "일을 통해 원희룡 유승민 최고위원의 우려가 '기우(杞憂)'였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두 최고위원은 홍준표 당 대표가 김 총장을 기용한 데 대해 "측근 기용을 통해 공천을 좌지우지하려 한다"며 강력히 반발했고 지난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사람이 퇴장한 가운데 김 총장 임명안이 의결됐다.

김 총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18대 공천에서 피해의식이 크다 보니 최고위원들의 반발이 있었다고 본다"며 "저는 친이(친이명박) · 친박(친박근혜)에 속하지 않은 중도 성향인데 단순히 홍 대표를 도왔다는 이유로 당직을 맡아선 안 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8대 공천 때는 당 대표와 사무총장 간 손발이 안 맞은 데다 집권 초 힘 있을 때 서로 자리다툼을 하는 상황이었으나 지금은 한나라당이 위기의 상황으로 그때와는 여러 측면에서 다르다"며 불공정 공천 우려를 일축했다. 김 총장은 "다음 공천에서 특정 계파라고 해서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보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뒤 "인위적인 물갈이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공천 시점에 대해서는 "사무총장은 룰을 만드는 게 아니라 정해진 룰을 공정하게 집행해야 하는 자리"라며 "일정과 기준,원칙은 미리 만들되 구체적인 논의는 내년 1월 정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기준 등에 대해 구체적인 얘기를 피하면서도 "한나라당 비례대표들은 강북이나 호남 등 어려운 곳을 찾아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비례대표들이 강남을이나 양천갑 등 텃밭으로 불리는 지역구에만 몰리고 있는 상황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김 총장은 '안철수 교수나 방송인 김제동 씨와 같은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는 원 최고위원의 제안에 대해서는 "백번 공감한다. 국민적 지지와 신뢰가 있는 분들이 오도록 한나라당의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