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해왔고 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많은 일자리가 생겼습니다. 그런 만큼 한국의 노동운동도 급속히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을 외면해선 안 됩니다. "

빔 콕 전 네덜란드 총리(사진)는 13일 노사정서울모델협의회(회장 김태기 단국대 교수)가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경제사회 환경 변화와 노 · 사 · 정의 역할'이란 국제세미나에 주제발표자로 참석,이같이 밝혔다. 콕 전 총리는 네덜란드 노총위원장이던 1982년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 · 사 · 정이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내용의 바세나르협약을 이끌어낸 주역이다.

그는 "한국의 노동조합은 네덜란드와 성격이나 문화가 달라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확실한 것은 한국의 노동운동도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한국 노동계가 사용자,정부와 공동의 비전을 갖고 협력한다면 사회적 이슈에 대해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콕 전 총리는 "대기업이 아웃소싱을 안하면 경쟁력을 얻을 수 없기에 아웃소싱은 불가피하다"며 "네덜란드에서도 원청기업과 하도급업체 간 임금 격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소개했다. 그는 "네덜란드에서는 임금이 적은 소규모 하도급업체가 노조를 결성해 임금 격차 해소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며 "하도급업체 근로자에 대한 처우는 사회적 대화와 합의를 통해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에는 풀타임 정규직보다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파트타임을 원하는 근로자가 많고 이는 일에 전념하기보다는 가족,취미생활 등 삶의 질과 균형을 맞추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특히 단시간 근로자와 정규직 근로자 간 동등한 임금과 사회보장 혜택도 단시간 근로자의 증가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콕 전 총리는 "노 · 사 · 정 3자의 고통 분담을 전제로 한 폴더모델은 처음에는 노조원들에게 인기가 없었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경제 성장과 번영의 결과를 맛보고 사회복지제도를 유지하면서 달라졌다"며 "대부분의 혁신적이고 성공적인 사회는 정부 기업 시민단체 노조가 공동의 이익을 위해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